연극 무대도 오르고…무용서도 뜨는 '태양'

日 도모히로의 희곡 '태양' 잇따라 개막
마에카와 도모히로의 희곡 ‘태양’이 연극과 무용 두 가지 장르로 연달아 개막한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지금 이 상황과 닮아 있는 내용이다. 바이러스가 덮친 지구에서 항체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두 부류의 계층이 생긴 것이다.

1일 국립정동극장은 올해 공동기획 첫 번째 작품으로 연극 ‘태양’(사진)을 3일 개막한다고 밝혔다. 국립정동극장과 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이 공동으로 기획·제작했다. ‘태양’이 연극으로 오른 것은 2021년 초연 후 2년 만이다. 공연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두산연강예술상의 수상자 김정 경기도극단 상임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마에카와 도모히로는 공상과학(SF) 희곡을 쓰는 데 특화한 작가다. ‘태양’은 21세기 초 바이러스가 퍼져 전 세계 인구가 급감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감염자 가운데 바이러스 항체가 생긴 자들이 우월한 신체를 가진 신인류로 힘을 얻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신인류 ‘녹스’와 항체를 가지지 못한 구인류 ‘큐리오’ 사이에 생긴 위계와 차별을 통해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제63회 요미우리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초연부터 연출에 참여한 김정은 “이번 무대에서는 두 인류의 양극화에 더욱 집중하려 한다”며 “두 집단의 경계선상에 있는 관객이 연극을 통해 작품과 쉴 새 없이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무용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한 무용 ‘태양’이 오는 10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구체적인 세계관을 대사로 전달하는 연극과 달리 무용은 신체언어와 함축적인 무대미술로 작품에 대한 열린 해석을 제시한다. 태양 아래 살아가는 두 인류의 대비되는 모습을 통해 공동체 속에서의 공존과 인간다움에 대해 질문한다. 작품 안무를 짠 안무가 이재영은 2021년 연극 ‘태양’ 국내 초연 무대 제작진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무용 ‘태양’은 12일까지, 연극 ‘태양’은 26일까지 공연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