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삼성 덕 볼까"…깜짝 발표에 들썩인 '수혜주'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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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퀄컴·구글과 'XR 동맹'
"XR 관련 시장 2030년 1700조 규모 이를 것"
증권가 "삼성전기, LG이노텍 주목"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퀄컴,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XR 폼팩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이 무대에 함께 올라 ‘XR 3각 동맹’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협력 방식이나 XR 제품은 밝히지 않았다.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포괄한 개념이다. 헤드셋 등의 기기를 통해 현실 위로 콘텐츠를 겹쳐 확장하는 '증강현실' 기술은 물론, 가상 세계를 보여주는 '메타버스'와도 궤를 같이한다.
삼성전자가 XR 기기 시장에 뛰어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오큘러스VR과 협력해 ‘기어 VR’을 내놓은 데 이어 2018년에는 ‘오디세이 플러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2019년부터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국내 XR 기기 관련주들의 주가는 이미 들썩였다. 노 사장의 발표 후 2거래일간 세코닉스는 10% 이상 올랐다. 세코닉스는 VR 제품에 적용되는 광학용 렌즈를 생산하는 업체다. 3D 센싱모듈(ToF)을 생산하는 나무가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 장비 업체인 선익시스템도 최근 2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 외에도 XR 시장이 확대되면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인 뉴프렉스, 하이비젼시스템, APS홀딩스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NH투자증권은 예상했다. 대형주 중에선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애플은 올해 상반기 XR 헤드셋을 공개하고 연내 출시할 계획인데, LG이노텍이 애플의 주요 고객사이기 때문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폰 외 새로운 디바이스를 공개하며 국내 부품 업체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LG이노텍은 카메라 시장 내 견고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애플의 낙수효과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XR 시장이 커지면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기판(MLCC) 등의 판매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2021년 삼성전자, 일본 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 미국 UDC벤처스, 돌비 등과 함께 AR 기기 전문기업 디지렌즈에 5000만달러(약 59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