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물맛·밥맛 비결로 승부수"…해외로 발 넓히는 '한국가전'

국내 시장 포화
정수기 등 'K-생활가전' 해외 진출 봇물
코웨이 말레이시아 코디가 소비자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코웨이
정수기, 밥솥 업체들이 해외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의 생활 수준 향상에 따른 프리미엄 수요 증가, 중국 내수 회복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해외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진출이 가장 활발한 생활가전 기업은 코웨이다.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일본,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유독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5년간 말레이시아 법인의 매출은 △2017년 2075억원 △2018년 3534억원 △2019년 5262억원 △2020년 7085억원 △2021년 9800억원이다. 특히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에도 1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코웨이는 쿠알라룸푸르에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코웨이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조성하고 정수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들어선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총 2개를 1대 가격에 렌탈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펼치며 소비자 접점 확대에 더 고삐를 죄고 있다.

4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는 청호나이스는 각 국가별 상황에 맞춘 신제품 론칭에 나섰다. 유럽에는 석회로 인한 역삼투압 정수기를, 미국에는 얼음수요에 따른 제빙정수기 등을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공략하고 있다.

정수기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는 수도 인프라가 노후화돼 정수기 수요가 높은 지역"이라며 "경제 발전에 따른 생활 수준 향상으로 깨끗한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정수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밥솥 업계의 해외 진출도 눈에 띈다. 쿠쿠는 최근 중국 판매채널에서 티몰, 타오바오, 해외직구 플랫폼 수닝몰 등 온라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청도 법인 외에 온라인 법인을 두 곳 설립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면서 전기밥솥 판매량의 80% 이상이 온라인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이다.

쿠첸은 2016년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메이디 그룹과 중국 내 제품제조 및 판매를 담당하는 합자회사를 설립한 이후로 꾸준히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본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 준비단계에 있다.

밥솥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즉석밥 매출이 전기밥솥 매출을 추월하면서 밥솥 업체들의 해외 시장 공략은 필수가 됐다"며 "각 지역의 식문화를 고려한 기술 개발, 현지 언어 음성 인식 등 특화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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