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가 참고할 2023년 채용 트렌드

[MZ세대 채용트렌드:진학사 캐치 김정현 소장]

자소서 대신 설문, 자율 형식, 역량시험 등 서류전형 변화
카페 면접장, 컬쳐핏 면접 등 기업 색체 드러난 면접도 등장
“필요한 시기에 잠깐 스터디를 구해서 짧고 굵게 준비하는 게 요즘 취준 트렌드예요”
문득 수시채용 시대의 취준생은 이 시간 어떻게 취업준비를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2월이면 캐치카페에 상반기에 있을 소위 삼성고시(GSAT), 현대차고시(HMAT)라고 불리는 기업들의 인적성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공부하는 취준생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카페에 나가 있는 현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위와 같은 답변이 들려왔습니다. 삼성그룹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그룹 공채가 폐지되었기에 분위기가 달라진 것입니다. 요즘 채용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요?

공채의 채용 규모가 수시채용으로 쪼개지면서 채용 과정들은 좀 더 자유롭게 구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소개서’-‘인적성’-‘실무면접’-‘임원면접’으로 진행되던 천편일률적이던 방식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인데요. 틀에 박힌 자기소개서에서 벗어나고, 대규모로 진행되던 시험도 축소되는 추세입니다. AI역량검사가 채용 과정에 추가된 기업도 많아졌습니다. 취준생들이 꾸준한 준비보다 각 기업에 맞춰 짧고 굵게 준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몇몇 기업은 서류전형을 가장 파격적으로 바꿨습니다. ‘지원동기’, ‘성격의 장단점’, ‘입사 후 포부’ 등 익숙한 항목을 적는 자기소개서를 아예 없앤 것입니다. 작년에 있었던 카카오스타일 테크 직군 채용에서는 이력서나 포트폴리오 없이 설문지 작성만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SK텔레콤의 경우 ‘주니어탤런트’ 전형을 별도로 운영하는데요. 부담스러운 서류전형 전에 온라인 필기전형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하는 와디즈는 ‘자율 포지션 100’이라는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지원자가 회사에 없는 직군을 제안하는 채용 방식이었는데요. 본인의 역량만 잘 표현할 수 있다면 어떤 형식이어도 상관없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었습니다. 면접 과정에서도 변화의 물결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리버스 면접, MZ세대가 직접 보는 면접 등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코오롱 FnC의 경우 아예 회사 밖에서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MZ세대들에게 친근한 장소인 복합쇼핑몰 커먼그라운드에서 카페 콘셉트로 준비를 했는데요. 수평적인 소통 방식을 면접에도 적용하기 위한 취지라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코오롱 담당자는 그룹 채용이 아닌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채용이라 채용단계에서부터 회사의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컬처핏 면접’도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면접 종류인데요. 경영진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지원자가 이 회사와 잘 맞는 사람인지 알아보는 과정으로 주로 스타트업에서 많이 쓰이는 면접 과정입니다.

요즘 채용 문화 어떠신가요? 채용 과정들이 점점 자기 회사의 색깔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나요? 이런 흐름이 채용브랜딩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는데요. 과도기에 있는 취준생 입장에서는 회사 별로 챙길 것이 더 많아져서 부담스러운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관심 분야를 확고하게 가지고 희망 기업의 채용 방식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취준 시간표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똑같은 자기소개서에 회사 이름만 바꿔서 지원하던 시대는 이제 보내줄 때입니다. 내가 진짜 가고 싶은 회사, 나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회사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성공적인 취업, 실망없는 직장생활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김정현 진학사 캐치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