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십자포화'에 안철수 '강경 대응'…與전대 지지율 향배는

김기현측 "당원은 결국 윤심 따라갈 것", 安 "尹, 승자와 총선 치를 마음일 것"
'이준석계' 천하람, 막판 대표 출마 지지율 구도에 미칠 영향도 주목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친윤(친윤석열)계가 안철수 후보에 '십자포화'를 퍼붓고, 안 후보는 이에 맞서 강경 대응하면서 향후 지지율 향배가 주목된다.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선언(지난달 25일) 이후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를 앞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친윤계가 나 전 의원 불출마를 압박한 데 대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나 전 의원 불출마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안 후보가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김기현 후보를 지원해왔던 친윤계는 집중적인 '안철수 견제'에 나선 상황이다. 이철규 의원 등이 지난주 후반 라디오나 SNS를 통해 "가짜 윤심팔이" "나겨경원 케이스" 등 맹공을 퍼부었고,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들까지 나서 언론에 "윤심은 안 후보에 없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안 후보는 작심한 듯 친윤 그룹을 겨냥해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친윤계 십자포화에 "집단적 이전투구"라고 직격탄을 날리더니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향해서는 "자신들만의 아성을 구축했다. 대통령 안위는 안중에도 없다" "지휘자는 장제원 의원"이라고 직격하는 등 발언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다.

이러자 차기 지도부에서 사무총장 등 어떠한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SNS를 닫은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은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안 후보 주장은 대통령이 눈과 귀가 막혀서, 무능해서, 주변 관리를 못 한다며 대통령을 지칭하고 직접 공격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선을 넘었다"라고 맞받아쳤다.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임에도 김 후보가 아닌 친윤계와 안 후보간 거친 파열음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이런 모습이 향후 당권 지지율 구도에 어떻게 작용할지 섣불리 판단하기 이르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전대가 100% 당원 선거로 치러지는 만큼, 결국 지지율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따라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초선 의원은 "당원들은 결국에는 전략적 사고를 한다"며 "멀게는 탄핵, 가까이는 '이준석 파동'을 겪으며 트라우마가 있다.

당정 불협화음에 대한 잠재적 불안감이 훨씬 크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전날 유튜브 채널 '지식의 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은) 실력대로 겨뤄보고 이기는 사람과 함께 선거(총선)를 치르겠다고 생각하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현 상태로만 보면 친윤계에 대한 반감이 김 후보의 지지율을 깎아 먹고 있는 게 사실이고, 이 때문에 안 후보가 우세한 접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천하람(37)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의 막판 출사표와 김-안 후보 지지율간 함수 관계도 주목된다.

천 후보가 4명을 추리는 컷오프를 통과한다면 지지율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약 80만명의 당원 중 이 전 대표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당원 표심을 8만∼10만 표 안팎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천 후보는 안 후보와 지지층이 겹치고, 그중에서 청년층은 오히려 천 후보가 인지도가 더 높다고 보고 있다"며 이들의 표가 분산되며 김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중도·청년·수도권 모두 정치적 이해도·참여도가 높은 지지층"이라며 "당이 더는 퇴행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만큼 컷오프 이후 '사표 방지'를 위한 표의 이동·결집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