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복귀해 '프로탁구 데뷔전 2승' 신유빈 "몸 관리 잘할게요"

"손목 상태는 80%…선수라면 부상은 있는 법, 다 극복하겠다"
"오래 기다려주신 만큼, 이제 몸 관리 잘해서 좋은 경기로 보답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손목 부상을 이겨내고 1년 5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신유빈(19·대한항공)의 다짐이다. 5일 2023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여자 코리아리그(기업부) 대한항공-포스코인터내셔널 경기가 열린 광교씨름체육관 내 탁구전용경기장 '스튜디오 T'는 북적였다.

이번이 고작 2시즌째인 KTTL은 평소 경기를 직접 관전하러 오는 팬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이날은 150여 명의 팬들이 아담한 규모의 경기장을 채웠다. 그중 몇몇은 신유빈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이날 경기는 신유빈의 KTTL 데뷔전이자 2021년 9월 춘계실업대회 이후 처음으로 출전한 국내 대회였다.

KTTL은 이번이 두 번째 시즌이지만, 첫 시즌에는 신유빈이 부상 탓에 출전하지 못했다. 신유빈은 대한항공의 1·4단식에 나서 2승을 책임지며 '에이스'의 역할을 다했다.

신유빈은 국제대회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전해왔다.

지난달 열린 2023 더반 개인전 세계선수권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본선 출전권 3장을 싹쓸이하는 등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국내 팬들 앞에서의 경기는 느낌이 달랐을 터다.

국내 팬들은 '신동'으로 유명하던 시절부터 그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보낸 소중한 존재다.

신유빈은 경기가 끝난 뒤 30분 가까이 경기장에 남아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신유빈은 "이렇게 좋은 경기장에서 팬분들을 가까이에서 만나니까 정말 재미있고 행복했다"면서 "이제 더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해야겠다"고 살짝 촉촉해진 눈빛으로 말했다.

신유빈의 1단식 상대는 팬들이 '라이벌'로 인식하는 김나영이었다.

신유빈은 김나영을 2-1로 제압하며 1년 5개월 전 춘계대회 단식 32강전 맞대결에 이은 2연승을 기록했다.

날카로운 공격을 주고받은 두 선수는 경기 뒤 코트 주변을 뛰어다녔다.

신유빈이 미리 준비해온 과자를 김나영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라이벌인 김나영에게 또 이긴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신유빈은 "뭐 그런 질문이 다 있어요!"라며 손사래 쳤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나영이와의 경쟁은 좋지만, 국제 대회에서는 같이 잘해야 하는 사이"라면서 "나영이가 내가 준 과자를 좋아할 거다.

내가 나영이 취향을 잘 안다"며 웃었다.

부상을 이겨낸 신유빈은 2023 세계선수권과 2024년 부산 단체전 세계선수권, 그리고 2024 파리 올림픽을 향해 달려간다.

아직 손목 상태는 부상 전의 80%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신유빈은 그러나 "일단 선수라면, 어디든 부상은 있는 법이다. 다 극복해야 한다"며 눈을 반짝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