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하나 설치했더니 '화장실 몰카' 걱정 뚝
입력
수정
도청 탐지 시스템 만드는 지슨, 상시형 불법촬영 탐지 시스템도 개발
공공화장실 등에 설치하면 열감지 센서로 몰카 찾아내
지난달 코넥스시장 상장… 내년초 코스닥시장 상장이 목표
6일 서울 구로구 지슨 본사에서 만난 한동진 대표는 지난해 출시한 상시형 불법촬영(몰래카메라) 탐지 시스템인 알파씨(Alpha-C)를 소개하면서 “범죄 예방에 기여하는 선한기업이 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지슨은 무선 보안 기술을 활용해 상시형 무선 도청 탐지 시스템과 무선 해킹 탐지 시스템으로 널리 알려진 업체다. 지난해 8월 일명 ‘몰카’를 때려잡는 선봉장을 자처하며 몰카 탐지 분야로 발을 넓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초소형카메라를 활용한 불법촬영 범죄는 2020년 5032건에서 2021년 6212건으로 한 해 사이 23% 증가했다. 경찰 등에서 주요 공공시설 화장실을 수시로 살피지만 적발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표는 “불법촬영 범죄 통계를 보면 내부자 소행인 경우가 다수였다”며 “몰카 검사하러 온다고 할 때 설치한 사람들이 치워놓거나 원격으로 전원을 끄면 찾아내기 어렵다. 그래서 24시간 상시 탐지 시스템을 설치하면 몰카가 작동하는지를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학박사 출신인 한 대표는 2000년 지슨을 창업했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무선 도청 탐지 시스템 연구개발에 착수한 한 대표는 2012년에야 첫 상용 제품을 선보였다. 한 대표는 “매출 없이 7년 이상 투자자를 끌고 가는 일이 정말 힘들었다”며 “그동안 개발비만 200억원 넘게 들었다. 거짓 없이 사실대로 진행 상황을 공유하면서 설득한 결과 한명의 투자자도 손해를 보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지슨은 2021년 매출 94억8500만원, 순이익은 2억37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 46% 성장했고,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지슨은 지난달 중소기업 전용 증권시장인 코넥스시장에 상장됐다. 1년 정도 시장의 평가를 거친 뒤 내년 초 코스닥시장 상장이 목표다. 한 대표는 “한국의 선한기업을 넘어 세계의 선한기업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