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윤 낙인찍기'에 천하람 부상까지…사면초가 놓인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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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윤핵관 분리 전략 차질
일정 취소 후 정국 구상 나선듯
천하람 부상에 비윤계 표 나뉘나
‘당무 개입’ 반감에 역풍 불 수도

安, 오후 공개일정 취소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의원 이날 오전 라디오 출연 이후 오후에 예정된 독거노인 무료배식 봉사 행사와 방송출연 일정을 취소했다. 오후 9시10분 예정된 한 방송 출연만 예정대로 진행한다. 안 의원 캠프는 일정 취소 소식을 오전 8시20분께 기자들에게 전했다. 캠프 관계자는 “정국 구상을 위한 ‘숨고르기’”라며 “경선이 너무 과열된 상황에서 정책비전 대결을 위한 구상을 더 세부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안 의원이 공개 일정을 취소한 데는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윤핵관이라는 말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안 의원이 한 인터뷰에서 윤핵관이란 말을 꺼낸 것을 겨냥한 말로 풀이됐다. 친윤계 의원들도 ‘안철수는 윤심이 아니다’라며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그간 안 의원은 ‘윤심은 없다’며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발언을 윤 대통령 생각과 분리하는 전략을 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안 의원을 비판하면서 이러한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당심 1위’를 달리던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친윤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은 상황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비윤계 표 분산 우려도
비윤계에서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천 변호사가 당대표 선거에 뛰어든 것도 변수다. 천 변호사의 출마로 ‘친윤 대 비윤’ 구도가 더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 불출마로 안 의원에게 몰렸던 비윤계 표심이 다시 천 후보로 쏠릴 것이란 게 당안팎의 분석이다. 한 초선의원은 “안 의원은 '대통령 연대보증인’이라며 친윤 후보임을 강조했는데 대통령 생각은 이와 다르다는 게 알려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통령과 각을 세운 비윤 주자도 아니지 않느냐”며 “안 의원의 전략적 스탠스가 애매해졌다”고 설명했다.한편에선 안 의원의 지지세 하락이 미비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나경원 사태’에 이은 대통령실의 지나친 당무 개입 논란이 도리어 역풍을 일으킬 것이란 설명이다. 여권에선 20~30대와 수도권 당원의 투표율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윤심 후보라는 점이 사실상 확인이 된 상황에 다른 비윤계 후보의 득표율이 높게 나온다면 친윤계와 대통령의 리더십 타격도 불파기할 것”이라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