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생산량에 자동차 부품주 '수혜'…"실적에 비해 저평가"

사진=연합뉴스
자동차 부품주에 대한 증권가의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성장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릴 것을 공언하고 있다. 전망에 비해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 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잘나가는' 현대차·기아에 편승 예정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HL만도·현대위아·한온시스템·에스엘 등 주요 자동차 부품 기업들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두 자리수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가 26.6%, HL만도가 26.5%, 현대위아가 22.3%, 에스엘은 18.2% 가량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25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한온시스템의 경우 올해는 64.4% 늘어난 4263억원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완성차 업체들의 글로벌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미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가파른 판매량 증가세가 관찰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월 판매량은 각각 3만대, 2만8600대였는데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30% 이상 늘어난 수치이자 1월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이다. 인도 판매 역시 6만2500대와 3만5000대를 기록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 및 생산량 증가는 그대로 부품업체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완성차 업체들이 성장한다 해도,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실적 개선은 부품업체들에게 별다른 수혜가 되지 않는다. 반면 가격이 아닌 판매량의 증가로 성장하는 경우 부품업체의 실적 개선이 나타나게 된다. 올해의 현대차와 기아의 성장은 가격보다는 판매량 요인이 클 것이란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앞서 올해 양사 평균 지난해 대비 10% 판매 증가를 가이던스로 제시했는데. 증권가는 생산량은 15% 이상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확대 및 재고 준비 움직임이 통계적으로 관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반 1개월치였던 현대차의 미국 재고가 최근 1.7개월치로 늘어나는 등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증가 준비를 위한 '재고 확대 사이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부품업체에 대한 비중 확대를 시사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의 'TOP PICK'은 HL만도, 현대모비스

증권업계는 부품업체 중 특히 HL만도와 현대모비스를 톱 픽(Top Pick)으로 꼽고 있다. 실적 개선이 분명한데도, 완성차 업체에 비해 주가가 '언더퍼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들어 현대차는 8.73% 기아는 14.63% 주가가 올랐다. 반면 HL만도는 6.49% 현대모비스는 1.48% 주가 상승에 그쳤다.

HL만도의 경우 현대차·기아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전기차 업체에 의한 수혜도 클 것이란 관측이다. HL만도의 중국 전기차 업체와 관련한 매출은 총 매출 대비 32%다. 미국 전기차 업체 관련 매출의 비중도 17%나 된다.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이 월 8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큰폭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방 업체의 판매 증가→실적과 동행한 주가 상승의 공식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주가 재평가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성장이 확실한 그룹사의 전동화 사업을 담당하며, 중장기적 실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동화 생산 거점 구축을 통한 매출 성장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벨류에이션 상향이 전망된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