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국악관현악단 박상후 지휘자 "국악도 스타연주자 나와야죠"

역대 최연소 상임지휘자 취임…독일 유학해 지휘 공부하기도
"연주력 향상·악단 간 협업으로 국악 대중화에 앞장서겠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긴 역사를 지닌 공립 국악관현악단인 KBS국악관현악단이 역대 최연소 상임지휘자로 박상후(38)를 위촉했다. 올해 1월부터 3년간 임기를 시작한 박상후 지휘자는 6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국악기의 아름다운 소리로 들려줄 수 있도록 연주력을 기르고 타 악단과 협업을 늘려 국악 대중화와 예술성 강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후는 1985년 KBS국악관현악단 창립 이후 최초로 30대의 나이에 취임한 상임지휘자다.

국악을 전공했지만 독일에 유학해 서양음악도 공부했다. 중앙대 국악대학에서 국악관현악 지휘를, 독일 함부르크 브람스 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공부한 뒤 중앙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부지휘자를 지냈다.

2014년 인천아시아게임을 기념해 열린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 공연을 지휘했으며, 국립국악관현악단, 전주시립국악단,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등과 호흡을 맞춘 실력파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국악관현악단 수장 중에서도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그는 이번에 KBS국악관현악단 최초로 공개 채용 방식으로 상임지휘자가 됐다. 박 지휘자는 "KBS국악관현악단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채용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지휘자를 대변해 국악계의 앞으로의 변화 흐름과 비전을 채용 과정에서 보여준 덕에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악단의 연주력을 기르고 신곡을 개발하는 것에 더해 타 국악관현악단과의 협업과 시즌제 도입, 스타 연주자와 지휘자 발굴 등 새로운 시도를 늘리겠다고 했다.

"국악관현악이 연주하는 레퍼토리는 서양음악이나 대중예술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데, 국악단체들도 스타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국립창극단 소속 배우들이 다양한 매체에 출연해 팬덤을 형성했듯 국악관현악단도 젊은 스타연주자와 지휘자를 배출한다면 순수예술장르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KBS국악관현악단이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는 2025년에는 국내 대표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관현악단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그는 "공교롭게도 2025년에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60주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은 30주년을 맞는다"며 "서울 소재 주요 악단들의 기념일이 겹치는 해인 만큼 함께 기념하는 연주회나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대중적인 레퍼토리 외에도 널리 연주될 수 있는 정통 국악관현악 신곡을 개발해 예술적 깊이도 더할 계획이다.

"악단 특성상 방송프로그램에서 반주를 맡는 등 대중적 연주도 해야 하지만, 동시에 예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해요.

정기연주회에서만큼은 다양한 국악 작곡가에게 신곡을 위촉해 악단의 순수예술적 역량을 선보일 생각입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