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그래미 역사 새로 쓴 비욘세…BTS는 세 번째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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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 그래미서 4관왕 차지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서 ‘팝의 여왕’으로 불리는 비욘세가 32번째 트로피를 거머쥐며 65년 그래미 역사상 최다 수상자로 등극했다. 영국 출신 가수이자 배우인 해리 스타일스가 ‘올해의 앨범’ 상을 차지하는 등 이변도 속출했다. 지구촌 대중음악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방탄소년단(BTS)은 올해도 무관의 제왕으로 만족해야 했다.
통산 트로피 32개 달성 '신기록'
'올해의 앨범'엔 해리 스타일스
인종·성차별 논란 의식했나
힙합 50주년 '닥터 드레'상 신설
최초 트랜스젠더 수상자도 나와
K팝 가수에겐 여전히 장벽 높아
한국시간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5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비욘세는 ‘커프 잇’이란 곡으로 ‘베스트 R&B 송 위너’ ‘베스트 댄스 일렉트로닉 뮤직 앨범’ ‘베스트 트래디셔널 R&B 퍼포먼스’ ‘베스트 댄스 일렉트로닉 레코딩’ 등을 쓸어 담으며 4관왕을 차지했다. 비욘세의 누적 그래미 트로피는 32개로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존 기록은 트로피 31개를 받은 헝가리 출신 지휘자 게오르크 솔티(1912~1997)가 갖고 있었다. 비욘세는 “너무 감정적인 상태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지 오늘 밤 이 모든 것을 만끽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4대 본상에 속하는 ‘올해의 앨범’에선 이변이 일어났다. 원래 이 상은 비욘세의 앨범 ‘르네상스’가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스타일스의 앨범 ‘해리스 하우스’에게 돌아갔다. 스타일스는 ‘베스트 팝 보컬 앨범’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다른 4대 본상 가운데 ‘올해의 노래’는 보니 레이트의 ‘저스트 라이크 댓’, ‘올해의 레코드’는 리조의 ‘어바웃 댐 타임’이 받았다. ‘베스트 뉴 아티스트’는 사마라 조이가 수상했다.
그동안 인종·성차별 논란에 시달린 그래미는 올해 확연한 변화를 보여줬다. 그래미는 올해 힙합 탄생 50주년을 맞아 ‘닥터 드레 글로벌 임팩트 상’을 신설했다. 이 상은 흑인음악 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음악가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닥터 드레가 자신의 이름을 딴 상의 첫 수상자가 됐다. 이날 그래미에선 최초로 트랜스젠더 수상자도 탄생했다. 독일 출신 가수인 킴 페트라스다. 그는 샘 스미스와 함께 ‘언홀리’라는 곡으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K팝 대표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3년 연속 도전에도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BTS는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와 같이 협업한 곡 ‘마이 유니버스’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노래 ‘옛 투 컴(Yet To Come)’ 뮤직비디오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올랐다. 두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여기에 ‘마이 유니버스’가 들어간 콜드플레이의 9집이 ‘올해의 앨범’ 후보에 포함돼 기대를 높였다. 콜드플레이가 이 상을 받으면 BTS도 수상 기록을 갖게 된다. 하지만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상은 스미스와 페트라스에게, 뮤직비디오 상은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돌아갔다. 올해의 앨범도 스타일스가 차지하며 끝내 수상이 불발됐다.이날 시상식엔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베스트 송 포 소셜체인지’ 시상자로 등장해 화제가 됐다. 바이든 여사는 “올해부터 그래미는 시대 문제를 다룬 노래, 글로벌 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선사한 노래를 시상할 것”이라며 “그 첫 수상자를 발표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해당 상은 이란 반정부 노래를 만든 셔빈 하지푸르에게 돌아갔다.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프로듀서·녹음 엔지니어·평론가 등으로 구성된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주최한다. 1959년부터 매년 개최돼 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