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너머 공사 소리가…대전서 실종 80대 경찰관 기지로 구조

구봉지구대 김양하 순경, 민원 받고 갔던 현장 소리 기억하고 출동
대전에서 실종된 80대 노인을 한 경찰관의 재치 있는 대응으로 안전히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대전 서부경찰서 구봉지구대는 지난달 17일 오후 5시 10분께 A(81)씨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20분 만에 서구 관저동의 한 중학교 인근에서 구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치매를 앓고 있는 A씨는 평소 귀가 잘 들리지 않는데, 실종 당시 보청기도 빼놓고 집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A씨 가족이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A씨와 의사소통을 전혀 할 수가 없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구봉지구대 소속 김양하 순경도 가족으로부터 받은 전화번호로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은 A씨와 대화가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김 순경은 휴대전화기 너머로 왠지 익숙한 공사 소리가 들리는 것을 알아채고 곧바로 관저동 느리울중학교로 출동했고 인근 벤치에 앉아있는 A씨를 찾을 수 있었다.

김 순경은 "A씨 실종 당일 오전에 교통 관련 민원이 있어 공사 현장에 갔었다"며 "A씨가 있는 곳에서 오전과 너무 똑같은 공사 소리가 들려서 혹시나 해서 찾아갔다"고 밝혔다. A씨를 발견한 지점은 거주지에서 2∼3㎞ 떨어진 곳으로, A씨는 집을 나갔다가 길을 잃고 목적지 없이 거리를 걸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건강 상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를 거주지로 데려가 부인에게 안전히 인계했다.

지난해 6월 입직한 김 순경은 "경찰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마침 처음으로 찾아간 곳에서 바로 발견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어르신이 무사하셔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