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참지 않아"…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분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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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노동분쟁 1만6000여건 처리고용노동부 소속 준사법기관인 노동위원회가 지난해 처리한 노동분쟁 사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분쟁에서 집단 분쟁보다 개인 권리 분쟁이 대다수를 차지한 것은 청년층의 근로자 권리의식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직장 내 괴롭힘' 전년보다 54.8% 급증
새 노동관행 요구하는 MZ세대 영향 풀이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노동위원회 사건 처리 현황 및 특징'을 7일 발표했다. 노동위원회는 지난해 노동분쟁 사건 1만8118건을 접수해 이 중 1만6027건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4%(216건) 많은 수준이다.이 가운데 개인 노동 분쟁 사건은 1만3528건(전체의 84.4%)으로 전년보다 5.8%(741건) 많다. 근로자 권리의식 상승에 따른 권리 분쟁 증가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개인 노동 분쟁은 부당 해고·정직·전직·감봉 등 징벌과 관련 있거나 차별 시정 등을 요구한 사건이다.
이 중 '직장 내 괴롭힘'과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사건은 각각 240건, 176건이다. '직장 내 괴롭힘' 처리 사건은 전년보다 54.8%(85건)나 급증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는 새로운 노동 관행을 요구하는 MZ세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499건은 노동쟁의 조정, 부당노동행위, 복수 노조 등과 관련 있는 집단분쟁 사건이다. 지난해 집단분쟁 사건은 전년보다 17.4%(525건) 감소했다. 이 중 부당노동행위, 복수 노조 처리 건수는 각각 786건, 535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27.4%, 26.0% 줄었다.이는 그동안 부당노동행위, 복수 노조 관련 법원 판결이나 노동위 판정례가 축적되고, 산업 현장의 분쟁 해결 역량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동 분쟁 사건의 약 95%는 법원에 가지 않고 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지방노동위원회)에서 해결된다.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거쳐 법원 소송으로 가는 사건의 약 85%는 중노위 판정대로 유지되고 있다. 노동 분쟁 사건의 약 99%가 최종적으로 노동위 판정대로 결론 나는 셈이다.
노동위 사건 처리 기간은 평균 57일로, 1심 기준 법원 처리 기간(376일)의 6분의1 수준이다.내년 2월이면 설립 70주년을 맞는 노동위는 더 편리하고 신속한 갈등 해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e-노동위 시스템' 구축, 분쟁 해결 전문성 강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