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구룡마을 재개발 보상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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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계획 고시후 2년 반 만에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강남구 ‘구룡마을’이 토지 보상 준비에 착수하고 본격적인 재개발 절차에 들어간다.
SH공사, 조만간 보상절차 공고
공영개발 방식 사업 속도 낼 듯
7일 구룡마을 사업 시행자인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에 따르면, 토지주를 대상으로 보상 절차를 내기 위한 공고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이달 보상 공고를 올릴 예정이다. 구룡마을은 총 580명의 조합원 중 차명 보유 등을 제외하면 서울시·SH공사와 토지 보상 협의를 거쳐야 할 실질적인 토지주는 118명 정도로 추산된다.구룡마을은 1980년 말 도심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구룡산과 대모산 기슭에 모여들며 형성된 총 26만6502㎡ 규모의 무허가 주거지역이다. 축구장 40여 개 면적에 달하는 대규모 판자촌이 형성돼 있다.
토지 보상 문제는 구룡마을 재개발의 최대 걸림돌이다. 일부 토지주는 공시가격이 아니라 길 건너 개포동 아파트 단지 땅값 시세에 준한 보상금을 원하지만, SH공사는 감정평가에 따른 공시가격 기준으로 보상 절차를 시행할 계획이다. 보상에 대한 견해차가 여전히 크지만, 공고를 내기로 한 데는 지난달 구룡마을 화재 사건이 계기가 됐다. 더 이상 재개발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당국의 공감대가 커진 것이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인 2020년 6월 아파트 2838가구(임대 1107가구, 공공분양 991가구, 민간분양 740가구)와 도로, 공원, 학교 등 기반 시설을 짓는 사업계획을 고시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SH공사를 사업시행자로 한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용적률과 용도지역 변경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SH주도 공영개발을 하게 되면 용적률 상향이 가능해 기존 안보다 공급을 더 늘려 3600~4000가구 규모 단지로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