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끊임없는 암살 위협…'은둔 작가' 살만 루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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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살만 루슈디(76)가 1988년 펴낸 <악마의 시>는 영국에 사는 인도 이민자들의 정체성 문제를 풍자적으로 다룬 장편소설이다.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불경스럽게 다뤘다는 이유로 무슬림들 사이에서 엄청난 반발이 일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책이 불태워지고 시위가 벌어졌다. 1989년 이란 최고 지도자인 호메이니는 루슈디에게 사형 선고인 ‘파트와’를 내렸다. 잇단 암살 위협에 그는 오랫동안 숨어지내야 했다.
루슈디는 1947년 인도에서 태어났다. 이슬람을 믿는 집안이었다. 14세 때 영국으로 유학 가 케임브리지대를 나왔고, 광고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1981년 펴낸 두 번째 소설 <한밤의 아이들>이 부커상을 받은 뒤 전업 작가가 됐다. 꿈과 현실을 오가는 마술적 사실주의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매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꼽히는 그는 지난해 8월 미국 뉴욕 강연을 앞두고 흉기를 든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범인은 젊은 무슬림 청년이었다. 루슈디는 살아남았지만 한쪽 눈이 실명됐다. 한쪽 손도 쓸 수 없게 됐다.
그의 새 장편소설 <빅토리 시티>가 7일 미국에서 출간됐다. 인도를 배경으로 한 대서사시다. “광신과 어둠의 세력에 맞선 삶의 승리에 대한 우화이자 중세 인도의 경이로운 이야기”라는 평이 나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