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나경원-김기현 회동 촉각…"羅 존중" 입장에도 속내 복잡

'우려가 현실로' 위기감 속 '표심에 별 영향 없을 것' 애써 낙관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 측은 7일 경쟁자 김기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전격적인 회동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나 전 의원이 결국 김 후보 쪽으로 기울면서 양강 구도의 당권 레이스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과 갈등 이후 이틀째 공개 일정을 최소화한 채 '숨 고르기' 중인 안 후보 측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캠프 한 관계자는 이번 회동과 관련해 "나경원 전 의원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내부에서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위기감도 읽힌다.

최근 안 후보가 대통령실 및 여권 주류와 잇따라 갈등을 빚는 와중에 나 전 의원마저 반대편에 서게 되면서 당 안팎에서 친윤(친윤석열)계에 포위돼 가는 모양새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 입장에서는 불출마 선언 전까지 '수도권 대표론' 기치를 공유했던 나 전 의원이 자신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중립을 유지해 주기를 내심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안 후보는 지난 4일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의 첫 회동 이후 기자들에게 "미리 약속했는지 사실 그게 좀 궁금했다"며 "현재 나 전 의원께서 몸과 마음을 먼저 추스르고 당 일은 그다음에 생각하시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라며 편치 않은 심경을 드러낸 바 있다.

반면, 두 사람 회동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캠프 내부에서 제기된다.

나 전 의원 불출마 과정에서 나왔던 초선 의원들의 집단성명 등 일련의 '압박'에 대한 기억이 생생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지지 선언도 아닌 단순한 회동이라면 그 효과에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 후보의 끈질긴 구애에 못 이긴 나 전 의원이 그다지 흔쾌하지 않은 모양새로 이번 회동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며 내심 '역풍'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드러난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의 행보가 그의 지지자와 전국 조직의 표심에 큰 영향을 못 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