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브리바, 동아에스티 항생제 美판권 이전…7월부터 MSD 소유

자금난 때문으로 풀이
아일랜드 나브리바테라퓨틱스가 동아에스티의 항균제 '시벡스트로'의 미국 판권을 미국 머크(MSD)에 다시 넘긴다. 이에 따라 MSD는 2020년 나브리바에 이전한 시벡스트로의 미국 판권을 돌려받게 됐다.

나브리바는 시벡스트로의 미국 판권을 MSD에 이전키로 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계약에 따라 나브리바는 오는 6월까지 권리를 보유한다. 올해 7월부터는 MSD가 미국에서 시벡스트로를 판매하게 된다.시벡스트로는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슈퍼박테리아 표적 항생제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등 그람양성균이 유발하는 급성 세균성 피부질환 등을 치료한다.

동아에스티는 2007년 시벡스트로를 전임상 완료 단계에서 미국 트리어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했다. 트리어스는 2014년 시벡스트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따냈다. 이후 큐비스트가 트리어스를 인수하고, 다시 MSD가 큐비스트를 품에 안으면서 시벡스트로의 미국 판권도 MSD가 보유하게 됐다.

나브리바가 시벡스트로의 미국 판권을 갖게 된 건 2020년이다. MSD가 나브리바와 판권 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판권은 다시 MSD에 회수됐다.나브리바가 시벡스트로 판권을 다시 넘긴 건 자금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브리바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2023년 1분기에 현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브리바의 작년 3분기 순손실은 1150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 1070만달러 대비 증가했다. 내성 세균감염 치료제로 개발 중 '젠레타' 임상 1상 비용 증가 등이 이유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시벡스트로의 판매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시벡스트로에 집중해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테드 슈레드 나브리바 최고경영자(CEO)는 "시벡스트로의 상업적 성공이 회사 현금 활주로를 확장하고 주주 가치를 보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시벡스트로의 매출이 나브리바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나브리바는 이번 MSD와의 계약 발표와 함께 올 1분기에 시벡스트로 판매 조직인 앰플리티헬스의 인력 감축도 단행한다고 전했다. 영업인력이 주 대상이다. 회사 측은 "올 1분기 퇴직 및 직원 해고 등으로 약 600만달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동아에스티는 시벡스트로 판매에 따른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받고 있다. 비율을 비공개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