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데는 준다는데 우리는?"…전북 시·군 지원금 차별에 '부글'

무주·부안군, 난방비 부담 겪는 모든 주민에 20만∼30만원 지급
나머지 지자체는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똑같이 어려운데 소외감"
"무주군이랑 부안군은 준다는 데 왜 우리는 안 주나요?"
전북지역 일부 지자체가 난방비 폭등 등에 따른 주민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이를 받지 못하는 시·군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와 난방비 부담은 똑같이 떠안고 있는데, 주소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지원에서 소외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8일 전주지역 한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전주시는 이번에도 안 주려나 봐요'라는 제목의 토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전주시는 유독 지원이 박한 것 같다"며 "코로나19 재난지원금도 김제시는 작년에 모든 시민에게 100만원씩 줬는데 우리는 10만원 밖에 못 받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딴 데는 난방비 부담 덜어준다고 지원금을 준다는데 이 동네는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며 "전주 사람이 특별히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똑같이 어려운데 매번 지원에서 소외된다"고 토로했다.

입주민들은 '한두 번도 아니고 이제 기대도 안 한다', '여기는 출산 지원도 거의 없는 동네', '이러니까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지' 등 댓글을 통해 작성자의 글에 공감을 표했다.
작성자 말마따나 이번 난방비 급등에 따른 전북지역 지자체 지원 방식은 시·군마다 다르다. 주로 에너지 취약계층을 배려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부 군(郡)은 나이나 재산, 소득 등을 따지지 않고 모든 주민에게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우선 전북도는 저소득 노인 3만3천935가구와 한부모 가정 9천682가구 등 모두 4만3천617가구에 각 20만원씩 모두 87억원의 난방비를 지원한다.

또 익산시는 에너지바우처 대상을 생계·의료 수급자에서 주거·교육 급여 수급자까지 확대했고, 군산시는 이달까지 '난방 취약계층 지원센터'를 운영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한다. 전주시 등 나머지 시·군들도 저소득층 가구 구성원 수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난방비 절감 효과가 있는 친환경 보일러 교체 사업을 하는 지자체도 있다.

올해 모든 주민에게 차별 없이 동등한 지원금을 주겠다는 파격적 제안을 한 곳은 무주군과 부안군이다.

무주군은 제4차 재난기본소득으로 모든 군민에게 20만원씩 지역사랑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연료값 상승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돕기 위한 조처라고 군은 설명했다.

이어 부안군도 급등한 난방비 사정을 고려해 모든 주민에게 '민생안정지원금' 명목으로 30만원이 든 선불카드를 지급할 계획이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난방비는 물론이고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겹쳐 군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며 "다음 달 중에 지원금 지급을 시작할 수 있도록 군의회와 협조해 절차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이들 사례를 본 일부 시·군도 같은 방식의 지원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코로나19 이후 모든 주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지자체가 더 늘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