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데기 댄 학폭 가해자, 간호사 됐더라"…실제 피해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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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낸 '고데기 학폭' 피해자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문동은(송혜교)이 겪은 끔찍한 학교 폭력을 실제로 당했다는 여성이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방송서 "복수하고 싶다"
지난 7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고민커트살롱'에는 학교폭력 피해자 박성민 씨가 출연했다. 박 씨는 지인들로부터 "더 글로리가 네 얘기 같다"는 말을 듣고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동급생 두 명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박 씨는 "맞기도 많이 맞고 고데기로 화상을 입기도 했다"며 "2도 화상을 입어 오른쪽 팔에 아직도 자국이 있다. 가열된 판 고데기로 5분 정도 지졌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오른팔에 남은 화상 상처도 보여줬다.
박 씨는 "당시 3학년 가을 방학이었는데, 고름이 터져 옷에 고름이 달라붙었다"며 "트라우마 때문에 6개월 동안 잠을 못 자 수면제를 계속 사다가 모았다. 고데기 공포증이 생겨 미용실에서 고데기를 대면 그 사람이 가해자로 보인다"고 호소했다.박 씨는 이뿐만 아니라 포크로 온몸을 찔리거나, 플라스틱 파이프로 맞아 홍채가 찢어져 온몸에 피멍이 들거나, 사흘씩 감금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받은 처벌에 대해 "한 명은 처벌받았고, 다른 한 명은 봉사 40시간과 일주일 정학으로 끝났다"고 했다.박 씨는 대학에서 가해자 중 한 명과 마주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손을 덜덜 떨던 박 씨를 향해 가해자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아는 애야"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박 씨는 가해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들이 간호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을 봤다고. 그는 "너무 화가 나고 소름 끼친다"고 했다.
결국 눈물을 터뜨린 박 씨는 "어른들이 피해자를 보는 시선이 있다.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네가 걔네와 어울려서 된 일 아니냐'다. 저는 잘못이 없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가해자에게 복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푸른나무재단이 전국의 초·중·고교생 및 교사 60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 학생 중 34%가 '가해 학생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학생의 20.7%는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처벌은 만족하나 사과와 반성이 느껴지지 않아서'가 26%로 가장 많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