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뇌물 무죄 당연…검찰, 정치보복 정도껏 해야"

"文 정권 들어 5번 수사받아…더는 날조해서 괴롭히지 않길"
대장동 일당에게서 수십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벗은 곽상도 전 국회의원은 8일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이었다며 "무죄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1심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1년 이상 법정에서 저와 관련된 어떤 얘기도 안 나왔기에 어느 정도 결과를 예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세후 25억원 상당)은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하나은행과의 컨소시엄 유지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거나, 곽 전 의원이 실제 하나은행 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곽 전 의원은 "수사기록을 보니 제가 하나은행에 발끝도 안 들였다는 얘기를 참고인들이 다 하는 상황인데도, 제가 하나은행에 뭔가 일을 해줬다는 얘기를 검찰이 언론에 흘려 기사가 되고 제가 구속까지 됐다"며 "그런데도 징역 15년에 벌금 80억원을 구형까지 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 불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큰 검찰 수사만 5번을 받았다"며 "없는 걸 만들어서 이렇게 치졸하게 보복하는데, 정치 보복도 어느 정도껏 해야하지 않겠나.

더는 날조해서 사람 괴롭히는 일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유감을 표했다. 곽 전 의원은 병채씨가 받은 50억원이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선 "저도 법정에서 적게 준 게 아니라고 말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나한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그 회사 경영하는 분들의 관점에서 옳다 그르다 판단이 내려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이 민간업자 남욱씨에게서 2016년 3월 변호사비 명목으로 받은 5천만원은 정치자금으로 봐야 한다며 유죄 판단을 내렸다.

곽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무죄가 나오리라 생각했는데 유감"이라며 항소해서 다툴 뜻을 밝혔다. 그는 "예비 후보자라도 받아야 할 돈이 있으면 받아야 할 것 아니냐. 일해주고 합리적 보수를 달라는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며 "(변호사 보수) 금액이 '많다 적다'를 따지는 것 같으면 앞으로 전부 얼마를 받을 건지 법원에 물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