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지주사 설립 첫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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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사회에 보고교보생명이 내년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금융지주사 설립을 추진한다. 인구 구조 변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생명보험 중심의 지배구조로는 장기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하반기 출범 목표
"장기적 그룹 성장전략 추진"
▶본지 2022년 12월 8일자 A1, 17면 참조교보생명은 9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안건을 보고한다고 8일 밝혔다. 2005년부터 지주사 전환을 검토한 교보생명이 이를 처음 공식화한 것이다. 지주사 설립에 성공하면 생보업계에서는 첫 번째, 전체 보험업계에선 메리츠화재에 이어 두 번째 사례가 된다.
교보생명은 먼저 인적분할을 진행한다. 교보생명이 갖고 있는 자회사 주식과 현금 등을 분할해 지주사를 신설한 뒤 기존 주주에겐 지주사 신주를 나눠줄 계획이다. 이후 교보생명은 교보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를 위해 지주사는 유상증자를 결정해 신주를 발행하고, 납입금 대신 교보생명 주식을 현물로 출자받을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인적분할 관련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위원회의 인가 승인, 지주사 설립 등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고 인구 감소 등으로 보험 가입률이 떨어지면서 생명보험사 업황은 녹록지 않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복합 불확실성 환경에서 현재의 교보생명 중심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지배구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지주사 설립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교보생명은 현재 상장사인 교보증권과 비상장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리얼코, 교보자산신탁, 케이씨에이손해사정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관계사 투자를 확대하고 데이터 공동 활용, 인력 교류 등 관계사 간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교보생명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손해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지주 체제 전환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면 교보생명의 숙원인 기업공개(IPO) 작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