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 담은 KEDI 30, 코스피 4% 오를때 11%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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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DI 30 ETF 상장 1년작년 2월 8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2746.47이었다. 이날 상장한 ‘TIGER KEDI혁신기업ESG30 상장지수펀드(ETF)’의 시초가는 1만55원이었다.
코스피, 1년간 10% 떨어졌지만
KEDI 30 ETF 0%대 하락 그쳐
6개월 수익률도 -0.3% vs 4%
"매출 늘고 연구개발비도 확대한
혁신기업들이 韓증시 주도" 입증
운용자산은 607억으로 2배 늘어
1년이 흐른 8일 코스피지수는 2483.64에 마감했다. 그동안 10%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TIGER KEDI30 ETF는 1.37% 오른 9980원에 장을 마쳤다. 1년간 하락률이 0.75%에 그쳤다. 최근 3개월간 코스피지수가 3.53% 오를 동안 이 ETF는 10% 넘게 상승했다.TIGER KEDI30 ETF는 국내 대표 혁신기업 30곳의 주가를 종합한 ‘KEDI30’ 지수를 추종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혁신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한 기업이 장기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사실을 이 ETF와 코스피지수를 비교하면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대비 초과 수익 올린 KEDI30
한국경제신문은 2021년부터 ‘대한민국 혁신기업 30’을 매년 선정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상 혁신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최근 매출이 3년 전보다 증가했고 3년 평균 연구개발(R&D)비가 매출 대비 5%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3년 평균 설비투자(CAPEX)가 매출의 10% 이상인 곳도 포함된다.이를 바탕으로 후보군 100곳을 추린 뒤 130여 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50곳을 뽑는다.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점수를 반영해 30곳을 최종 선정한다.대한민국 혁신기업 30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게 KEDI30 지수다.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TIGER KEDI30 ETF 수익률을 보면 약세장에서도 버틸 수 있는 기업의 힘은 혁신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년간 코스피지수가 9.52% 하락하는 동안 이 ETF는 0.75% 떨어지는 데 그쳤다. 최근 6개월간 코스피지수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낼 때 이 ETF는 4% 이상 올랐다. 3개월 수익률은 TIGER KEDI30 ETF가 10.89%, 코스피지수가 3.53%였다. 300억원으로 상장한 이 ETF의 운용자산은 607억원으로 약 두 배로 늘었다. 담당 운용역인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혁신성이란 기준으로 종목을 선별해 특정 업종에 투자 대상이 쏠리지 않은 게 약세장에서도 좋은 수익률을 낸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에 투자하면 주가도↑
금리 인상기에는 예금, 미국 달러, 금 등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며 증시가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기술기업 등 성장주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난다. 성장주는 미래 가치를 반영해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고금리로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면 성장 가능성에 의문이 커질 수 있어서다.하지만 다른 곳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기술 혁신을 이룬 기업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대표적인 곳이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비엠이다. KEDI30에 포함된 이 회사는 2016년까지만 해도 매출 1000억원이 안 되는 중소기업이었다. 2004년부터 양극재를 만들기 시작해 10년간 적자를 봤지만 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에 대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21년 SK이노베이션과 10조원어치 납품 계약을 맺는 등 2차전지 제조업체 사이에서 ‘귀한 몸’이 됐다. 이 회사의 최근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28%, 1년 수익률은 50%를 넘어섰다.
혁신기업은 제조업체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랑의 불시착’ ‘스위트홈’ ‘미스터 션샤인’ 등을 만든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최근 3개월간 26% 올랐다. 이 회사 역시 KEDI30에 들어가 있다.최근 주가에는 앞으로 오를 기준금리 효과까지 미리 반영돼 있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성장주, 그중에서도 혁신성을 갖춘 기업의 주가가 더 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약세장의 원인이 됐던 악재가 해소되고 있다”며 “성장주 상승 국면은 아직 초반”이라고 했다. 이어 “챗GPT, 로봇 등 성장주 주가에 호재인 재료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훈/심성미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