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혀 있던 통발어선 '청보호'를 전복사고 닷새째인 8일 오후 바로 세우는 데 성공했다. 구조당국은 이날 오후 6시 10분께 전남 신안군 임자면 사고 해역과 직선으로 7.8마일(약 12.5km) 떨어진 소허사도 앞 해상에서 청보호를 원복(뒤집힌 배를 바로 세우기)하는 작업을 마쳤다.
인양 작업 중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긴 것으로 사실상 인양에 성공한 셈이다.
청보호를 바로 세우는 작업은 크레인의 와이어를 선체 한쪽에서 당겨 바다 위에서 정상 직립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류와 강풍에 선체가 밀리면서 마지막 선미쪽 쇠줄을 연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구조 당국은 뒤집어진 청보호를 바로 세우기 위해 선박을 3.8ｍ가량 낮은 수심의 바다로 옮긴 후 선체에 견인용 벨트인 '슬링바'를 여러 개 둘렀다.
크레인으로 끌어올릴 때 선체 무게를 분산시키는 조치다. 인양 시 내부 집기 등이 유실될 가능성에 대비해 배의 모든 개폐구를 막고, 기름 유출에 대비해 오일펜스도 주변에 설치했다.
바다 위에 바로 세워진 청보호는 바닷물을 가득 머금고 있고 적재물로 인한 하중까지 상당해 바지선에 올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구조당국은 보고 있다.
펌프를 활용하거나 배를 더 들어 올려 자연 배수를 통해 선체 내부 물을 모두 빼내고 청보호를 다시 물 위에 띄운다. 이 과정에서 침수가 재차 발생하면 바닷물이 유입되는 파공이나 균열 부위 등을 찾은 후 조치한 뒤 배를 물에 뜨게 만들 계획이다.
이같은 배수·안정화 작업과 동시에 곧장 선체 내부 수색에 돌입, 실종자를 찾는다.
청보호 전복 사고로 9명의 실종자가 발생해 5명 사망자는 선체 내에서 수중수색을 통해 찾아냈지만 선장 등 4명은 실종상태다.
인양한 청보호 선체 내부에서 실종자를 찾지 못하면 실종자 4명은 선체에서 이탈해 바다에 표류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상 수색 성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물에 뜬 청보호는 바지에 올리지 않고 그대로 해상으로 끌고 오는 방식(예인)으로 목포 내 조선소로 옮겨진다. 조선소에서 해경 등 수사·조사 당국은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정밀 감식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