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첨생법 때문에?...바이젠셀 교모세포종 임상 포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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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젠셀이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 치료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VT-Tri(2)-G' 임상 1상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에선 규제당국이 요구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자료 보완에 추가로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했다고 했다.업계에선 지난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설비 준공 등에 따른 비용 증가를 우선 고려한 파이프라인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바이젠셀은 9일 VT-Tri(2)-G 임상 1상 IND를 자진 철회했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임상 자료 일부 보완 요청을 받았고, 기간 내에 자료 보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VT-Tri(2)-G은 바이젠셀의 세 가지 플랫폼 가운데 맞춤형 항원특이 살해 T세포 기술인 '바이티어(ViTier)' 플랫폼이 적용됐다. VT-Tri(2)-G 임상 철회 소식에 이날 오후 2시 현재 바이젠셀 주가는 7% 넘게 하락했다.
바이젠셀은 임상 철회 배경을 밝히며 첨단재생바이오법(첨생법)을 언급했다.
첨생법은 바이오의약품 심사와 허가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 2019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20년부터 시행됐다.바이젠셀은 "첨생법 제정 이후 글로벌 수준으로 향상된 규제에 따른 새로운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한 추가 연구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더욱 개선된 신규 치료제로 접근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플랫폼인 '바이레인저(ViRanger)'를 적용한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회사 측이 거론한 '더욱 개선된 신규 치료제'가 고형암 타깃 CAR-T인 것이다. VT-Tri(2)-G이 고형암인 교모세포종을 타깃하는 만큼 CAR-T로 고형암 치료를 시도하겠다는 의미다.바이젠셀은 오는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CAR-T 전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젠셀이 VT-Tri(2)-G 임상 자진 철회의 근본적 이유로 '첨생법 제정에 따라 높아진 규제 수준'을 언급했지만 첨생법은 2020년부터 시행됐다.
바이젠셀이 VT-Tri(2)-G 임상 신청을 한 건 2022년 5월이다. "임상 철회 이유로 기존에 시행되고 있던 첨생법을 드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바이젠셀과 식약처 모두 "구체적으로 어떤 보완 요구 사항이 있었는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바이젠셀 측은 "바이티어 플랫폼으로 이미 다른 적응증의 파이프라인 임상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교모세포종도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당국에서 이전과 다르게, 회사가 당장 준비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요구했다"고 했다.
바이오업계는 바이젠셀이 파이프라인 철회 배경으로 첨생법에 따른 규제 이슈를 언급했지만, 근본적으론 급격한 비용 상승으로 인한 파이프라인 효율화 목적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바이젠셀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82억원으로 전년의 131억원보다 38% 늘었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111억원에서 174억원으로 56% 커졌다. 기술이전 등의 실적이 없기 때문에 매출도 '제로(0)'다.
회사는 "파이프라인 및 인력 확대에 따른 임상 비용을 비롯한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와 인건비 증가"를 영업손실 규모 확대의 이유로 설명했다.
바이젠셀은 지난해 서울 금천구에 자체 GMP센터를 준공하며 임상용 제품 자체 생산이 가능해졌지만 비용 상승은 피해가지 못했다. 설비투자 외에 GMP 설비 운영을 위한 인력 가동 등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해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바이젠셀의 GMP 관련 인력은 15명이다. 이전까진 없던 인력이다. 2021년 말 기준 전체 인력(52명)의 약 30%가 단번에 늘었다.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사진)는 "치열해진 면역항암제 개발 시장에서 자원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투자하기 위해 VT-Tri(2)-G 임상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고 했다.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09일 15시02분 게재됐습니다.
회사 측에선 규제당국이 요구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자료 보완에 추가로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했다고 했다.업계에선 지난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설비 준공 등에 따른 비용 증가를 우선 고려한 파이프라인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바이젠셀은 9일 VT-Tri(2)-G 임상 1상 IND를 자진 철회했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임상 자료 일부 보완 요청을 받았고, 기간 내에 자료 보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VT-Tri(2)-G은 바이젠셀의 세 가지 플랫폼 가운데 맞춤형 항원특이 살해 T세포 기술인 '바이티어(ViTier)' 플랫폼이 적용됐다. VT-Tri(2)-G 임상 철회 소식에 이날 오후 2시 현재 바이젠셀 주가는 7% 넘게 하락했다.
바이젠셀은 임상 철회 배경을 밝히며 첨단재생바이오법(첨생법)을 언급했다.
첨생법은 바이오의약품 심사와 허가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 2019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20년부터 시행됐다.바이젠셀은 "첨생법 제정 이후 글로벌 수준으로 향상된 규제에 따른 새로운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한 추가 연구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더욱 개선된 신규 치료제로 접근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플랫폼인 '바이레인저(ViRanger)'를 적용한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회사 측이 거론한 '더욱 개선된 신규 치료제'가 고형암 타깃 CAR-T인 것이다. VT-Tri(2)-G이 고형암인 교모세포종을 타깃하는 만큼 CAR-T로 고형암 치료를 시도하겠다는 의미다.바이젠셀은 오는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CAR-T 전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젠셀이 VT-Tri(2)-G 임상 자진 철회의 근본적 이유로 '첨생법 제정에 따라 높아진 규제 수준'을 언급했지만 첨생법은 2020년부터 시행됐다.
바이젠셀이 VT-Tri(2)-G 임상 신청을 한 건 2022년 5월이다. "임상 철회 이유로 기존에 시행되고 있던 첨생법을 드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바이젠셀과 식약처 모두 "구체적으로 어떤 보완 요구 사항이 있었는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바이젠셀 측은 "바이티어 플랫폼으로 이미 다른 적응증의 파이프라인 임상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교모세포종도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당국에서 이전과 다르게, 회사가 당장 준비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요구했다"고 했다.
바이오업계는 바이젠셀이 파이프라인 철회 배경으로 첨생법에 따른 규제 이슈를 언급했지만, 근본적으론 급격한 비용 상승으로 인한 파이프라인 효율화 목적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바이젠셀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82억원으로 전년의 131억원보다 38% 늘었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111억원에서 174억원으로 56% 커졌다. 기술이전 등의 실적이 없기 때문에 매출도 '제로(0)'다.
회사는 "파이프라인 및 인력 확대에 따른 임상 비용을 비롯한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와 인건비 증가"를 영업손실 규모 확대의 이유로 설명했다.
바이젠셀은 지난해 서울 금천구에 자체 GMP센터를 준공하며 임상용 제품 자체 생산이 가능해졌지만 비용 상승은 피해가지 못했다. 설비투자 외에 GMP 설비 운영을 위한 인력 가동 등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해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바이젠셀의 GMP 관련 인력은 15명이다. 이전까진 없던 인력이다. 2021년 말 기준 전체 인력(52명)의 약 30%가 단번에 늘었다.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사진)는 "치열해진 면역항암제 개발 시장에서 자원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투자하기 위해 VT-Tri(2)-G 임상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고 했다.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09일 15시02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