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 태광산업 감사위원에 조인식 전 국민연금 CIO 직대 추천

이미지=태광산업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에 대해 대주주에 독립적인 감사위원(사외이사) 선임과 최근 2년 평균 0.3%에 불과한 배당성향을 상장사 평균인 20% 이상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트러스톤운용은 이런 내용을 담은 공개 주주서한을 태광산업 측에 전일 보냈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운용은" 태광산업이 대주주만을 위한 경영행태에서 벗어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사회 독립성 확보가 시급하다"며 "오는 3월 주총에서 공정한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가 반드시 선임돼야 한다"고 밝혔다.트러스톤운용은 감사위원에 조인식 전 국민연금CIO 직무대리를 추천했다. 조 전 국민연금 CIO 직무대리는 33년간 증권, 생명보험, 국민연금 등 굴지의 투자기관에서 경험을 쌓은 투자·재무전문가다.

아울러 트러스톤운용은 태광산업의 현재 이사회구성이 상법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은 2021년에 이어 작년에 잇따라 2명의 분리선출로 감사위원을 선임했다. 이는 1명의 감사위원만 분리선출로 하도록 규정한 현행 상법을 위배한 것인데, 이를 두고 트러스톤운용은 "올해 임기만료되는 감사위원 자리를 염두에 둔 소수주주의 주주제안을 막기 위한 꼼수"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법무부 유권해석으로 작년 분리선출된 감사위원의 경우 분리선출 자격을 상실한 만큼 올해 주총에서 공정한 감사위원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회사는 또 태광산업이 본질가치에 비해 심각하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태광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7일 기준 0.17배로 상장사 가운데 최하위권 수준이다. 트러스톤운용은 "현재 3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성 자산(순현금 1조1000억원, 상장주식 1500억원, SK브로드밴드 주식 8000억원, 투자부동산 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8000억원에 불과하다.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과 회사의 영업가치등을 고려하면 현재 시가총액은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반면 부채비율은 지난 2014년 이후 30%를 넘은 적이 없고, 최근 10년간 누적 영업이익은 8000억원, 이자보상배율은 50배가 넘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건실하다"고 했다.

트러스톤운용은 주주환원을 위해선 현재 상장사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배당성향을 국내 상장사 평균인 2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실적은 양호한 반면 주주환원은 인색하다. 이 회사의 최근 2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0.3%로 전 상장사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이라며 "지배구조, 특히 이사회의 견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지난 연말에 사측이 발표한 12조원 투자계획에 대한 설명회 개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는 만큼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더이상 투자 때문에 배당할 여력이 없다는 식의 해명은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트러스톤은 이와 함께 주가 저평가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히는 거래부진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동성 공급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 액면분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러스톤은 조만간 이 같은 요구사항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회사측에 정식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