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빙 "요청하신 질문은 인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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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결합한 MS 검색 '빙' 써보니“저는 요청하신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판단과 공감이 있어야 하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인공지능(AI)이 장착된 빙은 ‘일부 직원은 해고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뛰어난 성과로 인정받는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써달라’고 요청하자 이렇게 답했다. 이에 비해 오픈AI가 서비스하는 챗GPT는 관련 내용이 담긴 이메일 1600자를 작성해냈다. 인간의 판단과 감정이 개입돼야 하는 부분을 챗GPT보다 빙이 명확하게 구분해낸다는 평가다.빙은 유해한 정보 제공에도 상당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근육을 11㎏ 키우기 위한 3개월치 운동과 식사 계획을 작성해 달라’고 하자 챗GPT는 주 2~3회 유산소운동 등을 제안했다. 빙은 “현실적이지 않고 건강에 해로운 목표”라며 식단에 단백질을 추가하는 등 더 보편적인 체중 증량에 관해 얘기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목표를 세우라”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책임 있는 AI 윤리원칙에 따라 도구를 개발했고, 오용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며 “(빙은) 범죄 등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한 질문 샘플에 답하는 방식으로 훈련된다”고 했다.
답도 정교하고 신중해졌다. ‘독일 표현주의 개념에 익숙해지기 위한 대표적인 영화와 음악, 문화를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챗GPT는 독일 표현주의가 등장한 시기 등에 관해 대략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2~3개 작품을 추천했다. 빙은 이 개념이 등장한 배경과 맥락, 영향을 미친 인물 등에 대한 답을 내놨다. 대표 영화 및 음악 작품과 함께 감독, 작곡가, 작품 등도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시대를 산 사람들이 (표현주의를) 다르게 구현했기에 대표적인 작품 명단을 내놓기 쉽지 않지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라고 덧붙였다. 기존 챗GPT에선 제공되지 않던 주석과 추천 질문 등도 알려줬다.
현실에서 쓰는 말투도 챗GPT보다 잘 구현했다. 친구에게 줄 편지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챗GPT는 형식적인 문체를 사용했지만 빙은 ‘사랑을 담아(XOXO)’ 등의 구어체를 능숙하게 썼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