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늘려라"…김성태 기업은행장, 컨설팅 발주
입력
수정
25억원 규모 '전략방향 수립 및 조직진단' 컨설팅 받기로김성태 기업은행장(사진)이 취임 초부터 '비이자이익 강화'과 '조직 개편' 등 혁신 방안 추진에 나섰다.
비이자 주요 부문 진단 및 조직 개편 추진 차원
김 행장은 1989년 입행해 34년 간 근무해온 정통 'IBK'맨으로 누구보다 기업은행에 대해 잘 알지만 명확한 문제 진단을 위해 외부 컨설팅 카드를 꺼냈다는 관측이 나온다.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조달청 나라장터에 '전략방향 수립 및 조직진단 컨설팅'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컨설팅 사업 금액은 25억원에 달하고 사업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6주 이내다.
기업은행은 컨설팅 목표를 '균형성장을 위한 사업부문별 전략방향 설정'과 '전략방향과 연계한 조직진단 및 조직개편안 마련'으로 명시했다. 지난달 3일 취임한 김 행장이 3년 간 임기 동안의 경영 방침을 세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업은행의 외부 컨설팅은 크게 두 가지 분야로 추진된다. 우선 '비이자 주요부문 진단 및 전략방향 수립'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2조7965억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지만 예대마진에 의존하지 않는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이익은 크게 줄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2535억원으로 전년보다 46.5%나 감소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도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손실 증가 등으로 모두 작년 비이자이익이 모두 줄었지만 기업은행은 수년째 비이자이익이 줄고 있다. 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은 2019년 5502억원, 2020년 4739억원, 2021년 4738억원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은행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이익과 매매평가익, 기타영업손익 등을 말한다. 이 중 증권업 대행과 펀드·파생상품 판매, 방카슈랑스 등으로 얻는 수수료이익 비중이 가장 큰 편이다.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경고하고 있는 만큼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비이자이익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펀드·파생상품 판매 등 수수료 이익은 앞서 기업은행의 발목을 잡은 '디스커버리'와 '라임' 펀드와 같은 불완전 판매 사태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수수료 이익 확대를 무작정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은행은 이들 불완전 판매 펀드 사태로 피해자들과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
또 다른 분야는 조직개편을 위한 조직진단 차원이다. 사업 부문별 업무량을 진단하고 디지털 및 정보기술(IT) 부문 역할 조정 등 조직 효율성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이번 컨설팅을 통해 마련된 전략은 인사·조직·성과평가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균형성장을 위한 사업부문별 전략방향을 설정하고, 전략방향에 연계한 조직 진단 및 조직 개편안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