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 치료 새 길…세계 첫 알약 출시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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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인사이드
산모 절반이 겪는 산후우울
'60시간 주사'가 유일한 치료법
바이오젠이 개발한 '주라놀론'
美 FDA, 8월께 승인할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99.20128970.1.jpg)
산후우울은 호르몬 변화, 양육에 대한 부담, 신체 변화 등의 이유로 발생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포함한 모든 요인이 산후우울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첫째 아이를 출산한 여성에게 높은 비율로 나타납니다.발병률도 높고, 환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질환이지만 사회적 인식은 아직까지 부족합니다. 꼭 출산 후가 아니라 임신 중에도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의학적 합병증인데도 정확한 유병률마저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수유 등의 이유로 약물치료를 꺼리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때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산후우울을 앓고 있는 여성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가운 소식은 산후우울증을 치료하는 세계 최초의 알약 출시가 머지않았다는 겁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우선 심사대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르면 오는 8월 초 FDA 허가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FDA 승인을 받은 산후우울증 치료제는 정맥주사인 ‘줄레소’가 유일했습니다. 하지만 허가된 병원에 방문해 60시간 동안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AA.32604030.1.jpg)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임상 3상에서 주라놀론 투여군은 위약 투여군에 비해 우울증 평가척도 점수가 크게 낮아졌으며 한 달 반 뒤에도 우울증 점수가 계속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로라 골트 세이지테라퓨틱스 최고의료책임자(CMO)는 “산후우울증 환자들로선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증상이 최대한 빨리 완화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습니다.산후우울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 질환을 산모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사회적·심리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산후우울증을 관리 및 상담할 수 있는 전문 센터는 전국에 10곳도 채 되지 않습니다. 대대적인 상담소 확충이 필요할 뿐 아니라 우울감 해소에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배우자의 지지도 중요합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