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與 당권 대진표 나왔다

전당대회 컷오프 발표

전원 살아남은 '이준석계'
당권주자 4인 당심 '구애'

13일 제주 시작으로 합동 연설회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황교안(왼쪽부터) 천하람 안철수 김기현 후보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공정 경쟁 서약서를 펼쳐 보이고 있다. /김병언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본경선에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가 진출했다. 최고위원 본경선에는 ‘친이준석계’인 김용태, 허은아 후보가 통과한 반면 친윤(윤석열)계인 이만희, 이용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본경선에 오른 주자들은 오는 13일 제주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대 레이스에 나선다.

당대표 후보 6명 중 2명 컷오프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3·8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예비경선 여론조사는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9일 시행됐다. 선관위는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6명이 뛰어든 당대표 선거에서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김기현, 안철수 후보가 본경선에 안착했다.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가 지지하는 천하람 후보, 강성 보수층 지지를 받는 황교안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했다. 윤상현 후보와 조경태 후보는 탈락했다. 출마 선언 1주일 만에 당내 중진의원을 꺾고 본경선에 진출한 천 후보의 약진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여권 한 관계자는 “친윤 대 비윤 구도가 굳어지면서 비윤계 표가 천 후보에게 일부 이동한 결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원에서 친윤계 대거 탈락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선 비주류의 약진과 친윤계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최고위원 후보 13명 중 김병민 김용태 김재원 민영삼 정미경 조수진 태영호 허은아 후보 등 8명이 본경선에 올랐다.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김용태 허은아 후보가 모두 컷오프를 통과했다. 1명을 뽑는 청년최고위원을 놓고는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이기인 후보를 비롯해 김가람 김정식 장예찬 후보가 경쟁한다. 이로써 천 후보를 비롯해 친이준석계 ‘4인방’은 모두 생존했다.반면 박성중 이만희 이용 등 친윤계 현역 의원 3명은 모두 탈락했다. 이들은 친윤계 주도의 공부모임 ‘국민공감’ 회원이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후보는 친윤계 핵심 인사다. 대구·경북(TK) 재선인 이만희 후보는 사실상 TK지역의 친윤 단일 후보로 출마했다. 친윤계 한 인사는 “세 사람 전부 탈락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친윤계 주자 난립이 표 분산이란 역효과를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는 이만희 이용 후보 등 친윤계 핵심을 비롯해 김병민 박성중 조수진 태영호 후보 등 범친윤계가 다수 출마했다. 반면 친이준석계에선 김용태 허은아 2명만 내세웠다. 표 결집이 더욱 유리한 구도다.

더구나 최고위원 본선거에선 1인 2표제가 적용된다. 이 전 대표 지지층이 허 후보와 김 후보를 한 명씩 찍으면 이들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구조다. 정치권에선 친이준석계 후보의 당선을 우려한 친윤계가 후보 교통정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당심 잡기 본격 경쟁

당권 주자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당심 잡기에 나선다. 친윤계 지지를 받는 김 후보는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며 전통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김 후보는 “현장에 다녀보면 많은 당원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어서 당연히 1등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대세론’을 강조했다.

중도 성향이 강한 수도권·4050 당원 지지를 받는 안 후보는 총선 경쟁력과 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번 전대는 총선 승리와 당의 화합을 이끌 적임자를 뽑는 선거”라며 “2024년 총선 승리로 정권 교체를 완성할 것을 분명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구태와의 결별’이 총선 승리의 필승전략”이라며 “기필코 양강을 뛰어넘겠다”고 했다. 황교안 후보는 “당원이 주인인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양길성/맹진규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