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인수 전쟁…기선제압한 하이브

이수만 지분 인수 최대 주주로
소액주주 지분 등 40%확보 추진
SM 경영진 "적대적 M&A 반대"
▶마켓인사이트 2월 10일 오전 6시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SM엔터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 총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통해 소액주주 지분도 같은 가격으로 최대 25%를 사들여 안정적인 경영권을 손에 넣겠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필요한 금액은 최대 7142억원. 지분 약 40%를 확보하는 데 총 1조1370억원을 투입하는 셈이다.▶본지 2월 10일자 A1, 23면 참조

하이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SM엔터 공개매수 계획을 10일 발표했다. 하이브는 “SM엔터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과 사업적 기회가 주주와 이해관계자 간 분쟁, 지배구조의 불확실성 아래 훼손되기 전에 하이브와의 시너지를 통해 K팝 세계화라는 공동 목표를 이뤄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공개매수 이유를 설명했다. 인수에 성공하면 BTS와 뉴진스를 성공시키며 K팝의 혁신 아이콘으로 성장한 하이브가 한류 열풍을 이끈 1세대 K팝 회사 SM엔터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이브가 조기에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전 총괄에게 반기를 들어온 SM엔터 경영진은 이날 “하이브를 포함한 어떤 외부의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회사의 미래 가치를 고려할 때 주당 12만원은 너무 낮은 가격”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지난 7일 SM엔터의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계획을 발표한 카카오의 대응도 변수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로 충분한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SM엔터 주가는 공개매수 단가에 근접한 주당 11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 대비 16.45% 올랐다. 하이브 주가는 1.51% 하락했다.

이동훈/차준호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