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인생 10년 만에 결심…'월수익 1000만원' 반전 비결 [방준식의 N잡 시대]

성수동 공방 딥아틀리에 운영 김정민 씨
10년간 도자기 구웠지만 월세 내기 빠듯
클래스 선생님으로 뛰면서 순이익 내
"도자기나 인생도 인내가 필요하더군요"
24살때부터 공방일을 했습니다. 13년간 도자기를 구웠지만, 도자기만 팔아서는 답이 안나왔습니다. 일하는 시간은 많았지만 버는 족족 월세 내기도 빠듯했죠. 대학교에서 가르쳐 준 기술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더군요. 그러다 클래스 도예 선생님에 도전했죠. 실습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점점 저만의 노하우가 쌓였습니다. 지금은 매월 1000만원 이상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는 도자기 외길 인생이었다. 10년간 도자기를 구웠지만 매달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유난히 말수가 적었던 도자기 공방 주인은 어느날 학생들 앞에 서기로 결심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도자기 빚는 법을 가르쳤고, 백화점에선 할머니들에게 강의도 했다. 처음에는 어눌했던 표정도 이제 곰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으로 변했다. 어느새 수강생들이 줄을 설 정도가 됐고 마이너스였던 통장이 3년 만에 플러스로 바뀌었다. 솜씨당 클래스를 통해 자신의 인생의 길을 새롭게 빚고 있는 성수동 공방 딥아틀리에 김정민(37)씨의 이야기다.
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서울 성수동에서 도자기 공방 '딥아틀리에'를 운영하고 있는 김정민(37) 입니다. 도예를 전공후 24살에 창업해 13년째 공방을 운영 하고 있습니다."Q. 어떻게 처음 클래스 작가를 하시게 됐나요.
"코엑스 핸드메이드 페어에서 취미 플랫폼 솜씨당을 알게 됐어요. 공방 클래스는 예약부터 결제까지 번거로운 일이 많은데 앱 하나로 한번에 관리가 가능해졌죠. 그때부터 저는 오로지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하게 됐습니다."

Q. 작가님 일과를 소개해주세요.
"보통 공방은 평일과 주말 오전 11시부터 저녁 9시까지 열고 있어요. 8시에 출근을 하고 오픈전까지 도자기를 다듬거나 사용했던 흙을 정리해서 새로 반죽을 뽑아내는 준비를 하죠."

Q. 초기에 애로 사항이 있었나요.
"처음에는 동업으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뜻이 맞지 않아서 9개월 만에 정리 후 새로 시작했습니다."
성수동 공방 딥아틀리에.
Q. 예상과 달랐던 시행착오나 고충이 있나요.
"대학교 전공 만으로는 체험수업이나 공방을 운영하기에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도자기 교육에 대한 실습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법이나 성인을 교육하는 법, 장애학급의 학생들을 교육하는 방법이 전부 달랐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저만의 노하우를 쌓았죠."

Q. 월 매출은 어느정도 발생하시나요.
"현재 월 매출은 900만원~1500만원 정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Q. 초기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나요.
"초기 비용은 1000만원정도로 시작해서 대출로 2000만원을 받은 후 기계 및 집기를 구매했습니다. 공방을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했던 것 같아요. 제 생각보다 공방운영이 힘들더라고요. 일하는 시간은 많았지만 돈으로 버는 금액이 적었습니다. 월세 및 개인비용으로 사업 초중반까지 계속 마이너스 였죠."Q. 순수익을 벌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나요.
"생각보다 공방만을 운영해서는 이익을 내기 힘들었습니다. 공방 10년차부터 도자기 체험을 하면서 이익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딥아틀리에 김정민 씨
Q. 기억에 남는 게스트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24살때 처음 공방을 창업 후 백화점에서 도자기 수업을 교육할때 뵌 70대 할머니 회원이 기억납니다. 지금도 도자기 교육을 받으시면서 좋아하시죠. 도자기 전공으로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Q. 퇴직자나 제2인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어떤 점을 추천하시나요.
"도자기 공예는 매력적인 취미지만, 직업을 삼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 입니다. 도자기가 만들어진 후 바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흙에서 건조되며 갈라짐이 생길 수도 있죠. 인내가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불속에 도자기를 넣어 새로운 작품을 탄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견디며 기대하는 작품이 탄생하는 순간을 보는 일은 매우 매력적이죠."

Q. 개인의 삶에 영향을 끼친 것도 있을까요.
"제가 원래 매우 급한 성격이었어요. 도자기공예를 하며 차분하게 바뀐 것 같습니다.(웃음)"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N잡 뿐만 아니라 NEW잡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준식의 N잡 시대>는 매주 일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