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실적 발표 속에 혼조 마감…테슬라 5%↓ [뉴욕증시 브리핑]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 뉴욕 증시 거래 정보를 보여주는 화면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9.39포인트(0.50%) 오른 33,869.27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96포인트(0.22%) 상승한 4,090.46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71.46포인트(0.61%) 하락한 11,718.1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에선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른 점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시간 대학이 발표한 1년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2%를 기록, 전월 3.9%에서 반등했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최근 하랅세를 보이면서 물가 둔화 기대감을 높여왔는데, 다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졌다. 미 연방은행의 긴축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고개를 들었다.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인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9%로 석 달 째 유지됐다.다만 2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66.4를 기록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보여줬다. 이는 13개월 만에 최고치로 시장의 예상치인 65.1을 웃돌았다. 미 연방은행의 긴축 신호에 짓눌렸던 시장은 내주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기업 실적은 종목별로 엇갈렸다. 어닝스 스카우트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70%가량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70%가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이는 3년 평균인 79%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에서 58개 기업은 부정적인 1분기 전망을 내놨다.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는 시장 예상보다 낮은 1분기 전망치를 내놓으며 36% 이상 폭락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도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순이익과 매출로 8% 이상 하락했다. 최근 주가 상승이 가팔랐던 테슬라도 5% 넘게 급락했다. 반면 엑손 모빌 등 에너지 관련주는 유가 상승에 4%가량 상승했다. 중국 원유 수요 증가가 기대되며,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줄이더라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차원에서 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없기에 공급이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3.73% 근방에서, 2년물 국채금리는 4.50% 근방에서 거래됐다. 둘 간의 금리 스프레드는 -77bp로 전날보다 좁아졌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웃돌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긴축이 강화되고 장기적으로 경기는 악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를 일부 되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랙록의 카림 체디드 투자 전략가는 "(고용 지표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꽤 상당히 강하며, 노동시장이 여전히 매우 타이트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내려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을 시사한다"라며 "시장이 약간 지나쳤다. 모든 랠리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것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베스코의 세바스티앙 맥케이 멀티 에셋 펀드 매니저도 "시장은 연준이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를 검토할 것으로 확신했으나 강력한 일자리가 이를 망쳤다"며 "심리가 약간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