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년만 컴백' 삼성…LG와 OLED TV '안방 경쟁' 열린다 [배성수의 다다IT선]

배성수의 다다IT선 121회

삼성, 77형 QD-OLED TV 전파인증
국내서도 55·65·77형 전방위 공세
CES 2023 미디어데이 첫날인 지난 1월 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에서 77형 OLED TV 등이 전시돼 있다. 허문찬 기자
삼성전자가 해외에 이어 국내에도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출시할 채비를 마쳤다. 이 회사가 국내 시장에 OLED TV를 선보이는 건 10년만이다. 올해로 'LG 올레드 TV' 출시 10주년을 맞은 LG전자와 국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에 77형 QD-OLED TV(모델명: KQ77SC95A)의 전파인증 적합성평가 적합 등록을 마쳤다. 해당 절차는 제조사가 전자제품이 국내에 출시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다.해당 제품은 삼성전자의 QD-OLED TV(삼성 OLED TV) 중 크기가 가장 큰 제품이다. 업계에선 75형 이상 TV를 초대형 TV로 분류한다.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 대화면과 압도적인 화질로 큰 주목을 받았다. 신제품은 최근엔 미국에서 사전 예약에 돌입한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77형 QD-OLED TV 출시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OLED TV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오는 21일부터는 온라인몰 삼성닷컴에서 또 다른 OLED TV 모델인 55형·65형의 사전 주문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2013년 처음으로 55형 OLED TV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 이후 수익성 문제로 철수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프리미엄 TV로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인 네오 QLED TV에 주력하는 마케팅을 펼쳐오고 있다. 전체 시장 규모는 작지만 여러 의미로 상징성이 큰 국내 시장에 삼성 OLED TV 출시를 꺼려왔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번에 국내에서 사전 판매에 돌입한 55·65형 QD-OLED TV의 경우 중남미, 오세아니아, 동남아 등 일부 국가에선 지난해 3월부터 출시된 제품이다.다만 TV 시장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수익성 확보를 위한 카드로 OLED TV가 주목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안정적으로 QD-OLED TV를 생산할 수 있도록 패널 수율이 늘어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기준 QD-OLED 생산 수율을 양산 1년 만에 9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QD-OLED TV 출하량 전망치를 당초 100만대에서 130만대로 상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CES에서 선보인 부스에 와이어리스 OLED TV가 전시됐다. /사진=한경DB
QD-OLED TV는 같은 OLED TV이긴 하지만 LG전자의 올레드 TV와는 구조가 다르다. QD-OLED는 퀀텀닷을 내재화한 백라이트가 없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발광원으로 청색원을 쓴다. 적녹청(RGB)의 QD 발광층을 더한 구조다. 반면 LG전자는 백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화이트OLED) 패널을 쓴다.

국내 시장에 QD-OLED TV가 출시되면 LG전자와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OLED TV 시장은 2013년부터 처음 제품을 내놓은 LG전자가 독점하고 있는 형태다. 전 세계에 판매되는 OLED TV 가운데 LG전자의 점유율은 수량 기준 60%에 육박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5~6%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업계는 삼성전자가 QD-OLED TV 사업을 확대하면서 추후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이 이뤄질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패널 생산량의 경우 대형 시장에 본격 진입한 지 1년여된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10년간 대형 OLED에 집중한 LG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이라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CES 2023 간담회에서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