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드 발표 준비 부실했다"…구글서 커지는 피차이 CEO 비판
입력
수정
구글 내부서 시연 준비 부실했다는 비판 커져구글이 챗GPT의 대항마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를 내놓은 가운데 구글 내부 직원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바드가 시연 상황에서 틀린 대답을 내놓았을 뿐 아니라 시연 준비도 부실했다는 주장마저 나왔다.
시연에 관한 내용 직원들과 충분히 공유 안 해
시연 과정에 필요한 전화기도 준비 못해
10일(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구글 내부 커뮤니케이션 사이트인 ‘밈젠(Memegen)’에 구글의 바드 발표에 대해 “부실했다”, “급했다" "구글답지 않았다(un-Googley)"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내부 직원들의 호응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실제 구글은 8일 바드 시연을 앞두고 내부 직원들에게 바드에 관한 슬라이드 몇장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일부 직원은 이날 바드 시연이 있는지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발표자는 시연에 필요한 전화기를 가져오는 것을 잊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바드'는 이날 시연에서 "9살 어린이에게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JWST)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태양계 밖의 행성을 처음 찍는 데 사용됐다"는 '오답'을 내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계 밖 행성을 처음 촬영한 것은 JWST가 아닌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 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이었다.
비판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도 겨냥했다.한 직원은 회사의 대량 해고까지 언급하며 "친애하는 순다르에게, 바드 출시와 해고는 성급했고, 근시안적이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제발 장기적인 전망으로 돌아가라"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다른 직원들로부터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다른 직원은 "피차이 CEO의 리더십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그는 근시안적이고 구글답지 않았다"고 조롱했다.또 다른 직원은 새가 얼굴을 가리는 듯한 사진을 첨부하며 "패닉 상태에서 바드를 시장으로 내몰면서 시장의 우려가 입증됐다"고 적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바드의 기능 시연 이후 이틀간 10% 넘게 급락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