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사상최대 매출 찍었지만 영업익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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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드라이브 본격화... 네이버 '서치GPT' 계획 공개, 카카오도 '죠르디' 챗봇 접목키로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두 회사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국내 대표 '성장주'로 꼽히는 두 회사가 실적을 발표한 후 시장에서는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성장성이 예전만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각사가 발표한 지난해 실적 공시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8조2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다. 네이버의 '대표상품' 격인 서치플랫폼에서의 매출액(3조6232억원)은 미미한 증가에 그쳤지만, 브랜드 스토어, 여행·예약, 크림 등 커머스 부문(1조8017억원)과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부문(1조3279억원)의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네이버웹툰의 회계처리 방식 변경으로 콘텐츠 부문 매출액(1조2615억원)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3분기까지 작가에게 인세 등을 지급한 나머지 금액을 매출로 반영했으나, 4분기에는 인세 지급 전 소비자들이 지급한 금액을 매출로 잡고 이를 다시 '파트너비' 명목으로 비용처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콘텐츠 부문 4분기 매출액은 3분기보다 1491억원 증가한 5397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1조3047억원으로 전년(1조3255억원)보다 1.6% 감소했다. 네이버는 개발 및 운영비가 18.1% 늘었지만 채용 규모가 전년만큼 많지 않아 상승폭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비용이 많이 증가한 항목은 '파트너비'였다. 월드컵 중계권 관련 수수료를 반영하고, 네이버웹툰의 회계 처리 변경 효과 때문에 800억원 가까이 관련 비용이 늘어났다.
네이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640억원으로 전년(16조4776억원) 대비 9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2021년 라인 및 Z홀딩스 합병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영향으로, 이를 제외하고 볼 경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에 머문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7조107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6조1367억원)보다 16% 늘었다. 카카오의 사업 영역은 크게 톡비즈·포털비즈 등 플랫폼 부문(작년 매출 3조7704억원)과 게임·뮤직·스토리·미디어 등 콘텐츠 부문(3조3368억원)으로 나뉘어 있는데, 포털비즈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805억원으로 2021년(5949억원)보다 2.4% 감소했다. 4년 만에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인건비, 마케팅비, 인프라 투자비 등이 더 많이 증가한 탓이다. 특히 작년 10월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 및 서비스 장애로 인한 비용도 추가됐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특히 4분기에 100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카카오모빌리티와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의 영업권 등 6909억원어치를 손상처리하면서 5393억원 분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타파스 인수가(3740억원) 등이 너무 높았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나 다름 없다. 카카오 측은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미리 손상분을 떨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성장주로 꼽히고 있지만 경기 확장기가 끝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네이버의 분야별 실적을 보면 1~3분기에 비해 4분기 실적은 다소 빠졌거나 증가세가 둔화되는 항목들이 여럿 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최근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모두 챗GPT 열풍을 의식한 듯 AI 관련 대응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 상반기 네이버만의 업그레이드 된 검색 경험인 '서치GPT'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수익화하기 위한 방법도 제시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KoGPT'가 "경쟁 AI 모델 대비 높은 수준의 비용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죠르디' 챗봇 서비스 등에 이를 접목하는 등 버티컬 서비스를 연내에 선보이겠다고 제안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