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취임 후 최저 지지율에 "文정부 야당보단 높다"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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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지방선거 때보다 낮아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 민주당은 높고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달 들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취임 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자 당 지도부가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 체제로는 총선 못 이긴다"
당내 '이재명 책임론' 불거져
조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는 각종 여론조사 기관의 정당 지지율 조사 내용엔 편차가 있다”며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조사에서 민주당은 40%대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와 문재인 정부 등 과거 정권 교체기의 야당과 비교하면 지금의 민주당 지지율은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주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1주일 전보다 3%포인트 하락한 31%로 집계됐다. 이달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는 해당 조사기관의 주간 조사 기준으로 이 대표가 작년 9월 취임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민주당이 패배한 작년 6월 지방선거 직후(32%)보다도 낮다. 8일 알앤써치가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7.8%포인트 하락한 36.6%로 집계됐다.
이처럼 민주당 지지율이 침체되면서 당내에서는 이 대표 체제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이재명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올 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야당 지지율이 함께 떨어지자 이 같은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지난달 31일 당내 비명(비이재명계)계 모임 ‘민주당의 길’ 주최 토론회에서 발제자인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검찰 수사가 민주당 지지율에 명백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총선을 치른다면 다시 패배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없는 가운데 조 총장이 당 지지율을 먼저 언급하고 나선 것은 이 같은 흐름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 총장의 해명에도 야당 일각에선 야권 내 분열과 계파 갈등이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 비명계 재선 의원은 “이 대표는 취임 후 민생을 외치면서 동시에 개헌·특검·추경·영수회담 등 꺼낼 수 있는 카드를 총동원했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법 리스크’가 아닌 ‘총선 리스크’ 때문에 지도부가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