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캐나다 상공서도…美, 비행물체 3번째 격추

북미 하늘 팽팽한 긴장감

최근 1주일 새 연이어 출몰
트뤼도 총리 "잔해 분석할 것"
中정찰풍선보단 작지만 외관 비슷

美, 관련기업·연구소 6곳 제재
"중국군 현대화 틀어막겠다"

11일(현지시간) 캐나다 영공에서 미확인 비행물체가 발견돼 미국 F-22 전투기가 격추했다. 하루 전 미국 알래스카에서도 미확인 비행물체가 발견됐다. 미국 본토에 침입한 중국 정찰 풍선이 지난 4일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된 것까지 포함하면 1주일 사이 벌써 세 번째 유사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캐나다에서도 정찰 풍선

캐나다와 알래스카 상공에서 격추된 비행물체는 아직 어떤 용도로 누가 띄운 것인지 판명나지 않았다. 하지만 미확인 비행물체가 연이어 발견됨으로써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 영공을 침범한 미확인 물체의 격추를 명령했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캐나다 북부) 유콘에서 이 물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NORAD도 트뤼도 총리 발표에 앞서 성명을 내고 고고도 비행물체가 캐나다 북부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에서 출발한 양국 군 전투기들이 작전을 했다고 언급했다. 아니나 아난드 캐나다 국방장관은 해당 미확인 비행물체가 민간 항공기 운항에 위험을 끼칠 수 있어 동부 표준시간 3시41분께 4만 피트(약 12.2㎞) 상공에서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이 비행물체는 미국이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 상공에서 격추한 중국 정찰 풍선보다 크기는 작지만, 외관은 원통형으로 비슷하다. 아난드 장관은 “이 미확인 물체의 출처를 섣불리 추측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두 번째 트윗을 통해 “오늘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캐나다군이 이제 이 물체의 잔해를 수거해 분석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미국 몬태나주 상공에서도 레이더 이상 신호가 감지돼 전투기가 투입됐지만 이상 물체를 확인하지 못했다.

하루 전 알래스카에서도 미확인 비행물체가 격추됐다. 미군 북부사령부와 알래스카주 방위군, 미국 연방수사국(FBI), 지역 법집행당국이 알래스카주 데드호스 일대에서 합동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해빙과 강추위 등으로 인해 진행 속도가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中 기업 무더기 제재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정찰 풍선 개발과 관련된 5개 기업과 1개 연구소를 수출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상무부는 이들 기관이 “인민해방군의 정찰 풍선 및 비행체 개발을 비롯한 군 현대화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난장 우주 기술을 비롯해 차이나 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그룹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상무부의 ‘블랙리스트’ 제재 명단에 포함되면 미국으로부터 첨단기술 및 부품 장비 등을 수입하는 데 제한을 받는다.

연이어 미확인 비행물체가 발견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정찰 풍선 침입은 미국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력 규탄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이 5개 대륙의 40개국 이상에 고고도 정찰 풍선을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권도 이번 사건으로 시끄럽다. 미 공화당 의원들이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주요 군사시설 위를 돌아다니는 동안 백악관이 이를 인지하지도 못했다는 이유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어서다. 반면 중국 정부는 민간 연구용 풍선을 격추시킨 것은 과잉 대응이라며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