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개인정보보호 투자 '꾸준'

시스코시스템즈 26개국 조사
지난해 평균 270만달러 투자
"고객 신뢰 얻어 혜택이 더 커"
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코시스템즈가 최근 공개한 ‘2023 개인정보보호 벤치마크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조직별 평균 투자액은 2019년 120만달러(약 14억6000만원)에서 지난해 270만달러(약 33억원)로 연평균 31%가량 늘어났다. 6년째 발간되고 있는 이 보고서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26개국 3100여 명의 개인정보보호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됐다.설문 조사에 참여한 조직의 70% 이상이 고객과의 신뢰 구축, 판매 지연 감소, 데이터 침해로 인한 손실 완화 등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상당한’ 또는 ‘매우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다고 응답했다. 평균적으로 조직은 투자 대비 1.8배의 이익을 얻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응답자의 94%는 개인정보보호로 얻는 혜택이 전체 비용보다 크다고 생각했다.

개인정보보호가 비즈니스에서 우선 고려돼야 하는 주요 요소로 떠오르면서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데이터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보고서에서 응답자의 95%는 모든 직원이 데이터 개인정보보호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기업들의 조치와 소비자의 기대치에 간극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코가 지난해 성인 26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 소비자 개인정보 연구 결과와 비교해보면 특히 인공지능(AI) 적용 방식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의 관점이 달랐다. 조직 응답자들은 96%가 소속 조직이 ‘AI 기반 솔루션과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기대하는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소비자 응답자의 92%는 ‘고객이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안심하기 위해 조직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신뢰를 얻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었다. 신뢰 구축을 위해 필요한 요소로 소비자는 투명성(39%)을 최우선으로 선택했지만, 조직은 준법(30%)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하비 장 시스코 부사장 겸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는 “조직들이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선 단순히 법률을 준수하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