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수돗물 정상 공급…5만7천t 물 허비·민원 317건(종합)

소중한 물 낭비·늦은 공지·복구 지연…상하수도 행정 '민낯'
강기정 광주시장 "사고 계기로 가뭄 대책·상하수도 정비 만전"
정수장 밸브 고장으로 대규모 단수 조치가 시행된 광주에서 밤사이 수돗물 공급이 정상화했다. 광주시는 13일 오전 4시부터 남구와 광산구 일부 지역에 수돗물을 정상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초 서·남·광산구 일대와 북구 일부 단수가 예고됐으나 실제로는 남·광산구 2만8천 세대가 단수돼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고 광주시는 전했다.

사고 원인이 된 덕남정수장 유출 밸브는 1994년 설치된 시설로 베어링과 축 이탈로 갑자기 닫혀버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기어 박스를 분해한 뒤 역방향으로 강제 회전시켜 12일 오후 6시 20분께 복구를 마쳤다.

유출 밸브 수동개방이 지연되면서 12일 오후 1시부터 광주 대부분 지역 단수를 예고했으나 덕남정수장에서 생산·공급하는 일부 지역 수돗물을 용연정수장에서 10만t가량 추가 생산으로 대체해 단수 지역은 줄었다.

이날 오전 2시 현재까지 단수 민원 309건, 흐린 물 출수 민원 8건이 접수됐다. 덕남정수장 물 넘침으로 3만7천t, 송·배수관 이물질 제거작업으로 2만t 등 5만7천t 물을 최악의 가뭄 상황에서 허비한 것으로 추산됐다.

물 낭비뿐 아니라 허둥지둥한 대처로 광주 상수도 행정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는 단수 시점은 오후 1시를 불과 1시간여 남긴 오전 11시 42분에야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로 공지해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서·남·광산구 일대와 북구 일부 등 대부분 지역 단수 예고에 시민들이 욕조에 물을 받는 등 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 물이 끊긴 지역은 예상에 훨씬 못미쳤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배수지 수위 점검 결과 (어제) 오후 1시까지는 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해 단수 없이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복구가 지연돼 단수 예고 안전 문자 메시지를 오전 11시 40분께 공지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그동안 물을 절약해온 시민을 허탈하게 했던 사고가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 철저하게 가뭄 대책을 세우고 상하수도를 정비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