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가 대신 갚은 전세금, 1월에만 1700억원…3.2배 급증

급증한 HUG 대위변제액…올해 2조원 전망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위치한 악성임대인 보증이행 상담창구에서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갚아준 액수가 17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 대위변제액이 1692억원(76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523억원이던 대위변제액은 1년 만에 3.2배로 늘어났다.보증보험에 가입한 주택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HUG가 대위변제액한 이후 집주인에게 청구한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지난해 7월 564억원에서 8월 833억원, 9월 951억원, 10월 1087억원, 11월 1309억원, 12월 1551억원으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집값 하락으로 깡통전세가 줄을 잇고 빌라 전세사기 등으로 HUG가 지난해 대신 갚아준 전세보증금은 9241억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83% 급증했다. 올해도 1월 수준의 대위변제액이 유지될 경우 연간 기준으로는 2조원 수준의 보증금을 HUG가 대신 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위변제금이 늘면서 HUG는 지난해 1000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냈다.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특히 지난해 HUG가 대신 돌려준 전세보증금은 9241억원인데 비해 임대인에게 회수한 금액은 2490억원(21%)에 그쳐 7000억원의 손실이 났다.보증배수도 지난해 12월 기준 54.4배까지 올랐다. 주택도시기금법상 HUG는 자기자본의 60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보증 발급이 가능하다. 보증보험 가입 중단 사태마저 우려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건전한 전세 계약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 출자를 통해 HUG 자본을 늘리고 보증 배수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보증보험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혈세를 투입한다는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