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두달째 40%대 급감…더 깊어진 무역적자의 늪

2월 무역적자 벌써 50억弗

조업일수 더 많았는데도 부진
가전 -33%·컴퓨터 기기 -45%
對중국 수출액도 13.4% 감소
반도체 수출 부진이 심해지고 있다. 올 들어 1월에 이어 2월(1~10일)에도 40%대 감소가 이어졌다. 대(對)중국 수출도 급감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76억17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9% 증가했다. 수출이 반등한 것으로 보이지만 착시에 가깝다. 조업일수가 8.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일)보다 이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14.5% 감소했다. 관세청이 열흘 단위 수출입 통계를 집계한 2017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전체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40.7% 줄었다. 조업일수가 더 많았는데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지난달(-44.5%)에 이어 2개월 연속 40%대 감소가 유력하다. 이달까지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면 7개월 연속 줄어드는 것이다.

주력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의 수요 약세로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가 누적되면서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무선통신기기(-8.3%) 가전제품(-32.9%) 컴퓨터 주변기기(-45.6%) 등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줄었다. 석유제품(28.8%) 승용차(166.8%) 선박(3.9%) 철강제품(9.8%) 등은 늘었다.

2월 1~10일 수입액은 225억8800만달러로 16.9% 증가했다. 원유(44.9%) 가스(86.6%) 석탄(60.3%)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이 크게 늘었다. 합계 수입액은 66억36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4%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은 작년에 비해 낮아졌지만 가격 하락 전에 계약한 물량이 많은 데다 최근 강추위 등으로 난방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49억7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5억6300만달러)보다 적자가 확대됐지만 전월 같은 기간(62억3500만달러)보다는 줄었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국가별로 보면 대중 무역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10일 대중 수출액은 35억2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했다. 대중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8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수입은 36억8100만달러로 10.3% 줄었다. 무역수지는 1억5600만달러 적자였다. 대중 무역수지는 작년 10월부터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32억5100만달러로 48.0% 증가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92% 수준이다. 수입은 31.9% 늘어난 25억72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6억79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