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윤 대통령 불통·독선이 문제"…與 "내로남불"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반지성주의로 대한민국 위기
김건희 의혹 '국민특검' 관철"

與 "민주당이 민주주의 훼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반지성주의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를 대상으로 한 특별검사(특검) 도입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가 연설에서 사실상의 ‘대여 선전포고’에 나서며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간 대치가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문제는 대통령입니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태원 참사와 북한 무인기 침투, 물가 급등 등 윤 대통령 집권 후 있었던 주요 사건을 △민생·경제 △외교 △안보 △안전 △인사 분야의 ‘5대 참사’로 규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불통과 독선을 버리고 소통과 화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39분에 걸친 연설 중 윤 대통령을 39차례, 1분에 한 차례꼴로 언급할 만큼 강도 높은 비판이 이뤄졌다.이재명 민주당 대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야당 탄압과 정치보복에 남용하고 있다”며 “야당유죄, 윤심무죄인 윤석열 검찰에서 정의의 저울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말했다.

검찰을 향한 비판은 김 여사 특검 주장으로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을 찬성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국민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법안으로는 양곡관리법과 ‘한국형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중소기업협동조합법 등을 꼽았다. 박 원내대표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을 조속히 개정해 대기업을 상대로 중소기업들이 공동교섭권을 갖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코로나 시기 급속히 성장한 온라인 시장에 맞춰 거래 공정화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여당에선 박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민주당이 여당이던 시절을 잊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비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민주주의 훼손은 민주당이 집권하던 시절 훨씬 많이 이뤄졌다”며 “김 여사의 주식 거래는 박범계 의원이 법무부 장관일 때 한참을 파헤쳤는데 이제 와서 특검하자는 걸 보니 웃음이 났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14일 여당 원내대표로서 교섭단체 연설을 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