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CPI 대기하며 상승 출발

뉴욕증시는 다음날 나오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다리며 상승했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17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5.66포인트(0.61%) 오른 34,074.93을 기록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2.44포인트(0.55%) 상승한 4,112.90을, 나스닥지수는 75.68포인트(0.65%) 뛴 11,793.80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S&P500지수는 지난 10일까지 6.5%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2.2%가량 상승했으며, 나스닥 지수는 12%가량 반등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하반기에 금리 인하에까지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기술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나스닥 지수를 더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금리 상승은 미래 수익을 할인하고, 기업들의 차입 부담을 높인다는 점에서 그동안 고밸류에이션 주식인 성장주와 기술주에 부담이 돼 왔다. 이번 주 14일에는 이러한 인플레 추세를 확인할 CPI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월 CPI가 전월보다 0.4%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6.2%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달인 12월 기록한 전월 대비 0.1% 하락과 전년 대비 6.5% 상승과 비교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1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오르고, 전년 대비 5.4%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전월 대비 0.3% 오르고, 전년 대비 5.7% 상승했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앞서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시작됐다"고 언급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장은 이번 지표에서 서비스 물가가 둔화하고 있는지, 임대료 가격의 둔화 추세가 반영되고 있는지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여전히 금리를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이날 한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연방기금 금리를 충분히 제약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AIG, 에어비앤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시스코 시스템즈, 코카콜라, 크래프트하인즈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에서 69%의 기업이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해 5년 평균인 77%보다 낮았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2020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1분기 전망도 암울하다.

지금까지 1분기 순이익 가이던스를 내놓은 기업 중에서 82%가 예상치를 밑도는 전망치를 내놔 5년 평균인 59%를 크게 웃돌았다.

S&P500지수 내 에너지 관련주를 제외하고 10개 업종이 모두 상승했다.

기술주가 1% 이상 오르며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물가 지표가 결국 연준의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예상만큼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삭소은행의 피터 가르니 주식 전략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어느 지점에서 안정되기 시작할지다"라며 "인플레이션 요소들이 계속 (오름세를) 지속한다면 연준은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하고, 더 오래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 자문은 CNBC에 출연해 "시장이 그동안 매우 위안이 됐던 인플레이션 완화 이야기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을 감지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0.48% 올랐고, 영국 FTSE지수는 0.55% 상승 중이다.

프랑스 CAC지수는 0.84% 상승했고,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0.69%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차익실현 매물에 일제히 하락했다.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56% 하락한 배럴당 79.27달러에, 4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0.58% 떨어진 배럴당 85.89달러를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