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② 아무도 찾지 않는 무연고자 무덤

대구시, 사안 특수성·국민정서 고려 사실상 영구보존키로
"2·18 대구지하철참사, 신원확인 불능"
경북 칠곡군 지천면 대구시립공원묘지에 놓인 비석 6기에 새겨진 문구다. 비석 뒤편 묘지 아래에는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로 희생된 무연고자 6명 시신과 유골이 묻혀있다.

14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하철참사로 희생된 이들은 20년이 지났지만, 가족 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무연고자 6명 중 3명은 시신 훼손이 심해 DNA 조차 추출되지 않았다.
나머지 3명의 DNA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보관하고 있지만, 연고자를 찾았다는 소식은 없다.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에는 DNA 대조 문의도 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희생자 유족들이 매년 묘지를 찾아 참배를 이어가고 있으나 일반 시민들의 발길은 끊겼다. 희생자 유족 등이 모인 2·18 안전문화재단 관계자는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DNA 대조 요청은 사실상 끊겼다"며 "간혹 DNA 확인 절차를 물어보는 문의가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연고자들이 지금이라도 연고자를 찾을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연고자들 묘지는 '장사 등에 관련 법률'과 대구시 조례 등에 근거해 2003년을 기준으로 30년 뒤인 2033년까지 보존된다. 공원묘지 관계자는 "관련 법에 근거해 2033년이 되면 보존 기간을 15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기간에도 연고자 나타나지 않으면 화장해서 봉안당 무연고실에 5년간 보관한 뒤 합장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사안의 특수성과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보존 기간을 사실상 영구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