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예탁원 사장 '이순호·박철영·도병원' 3파전 압축된 듯

22일 면접 예정…28일 임시주총서 단수후보 추천
(왼쪽부터) 박철영 한국예탁결제원 전무이사,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행보험연구2실 실장),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예탁결제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근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행보험연구2실 실장), 박철영 한국예탁결제원 전무이사,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 등 3명에게 서류 합격 사실을 알리고 면접 일정을 개별 통보했다.앞서 예탁결제원 임추위는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11일간 공개 모집과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후보자 공모를 받았다. 당초 사장 공모에 응모한 후보자는 총 11명으로, 임추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진행한 뒤 면접 대상자 3명을 확정했다.

예탁원 임추위는 이들에 대해 오는 22일 개별 면접을 갖고, 이달 28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1명의 최종 후보를 올릴 계획이다. 사장 임기는 3년이다.

기존 이명호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 30일부로 만료됐다. 다만 차기 사장 선임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당분간 임기를 이어간다. 예탁결제원은 이르면 이달 내로 신임 사장 취임을 마무리 짓겠단 방침이다.예탁결제원 사장에 대한 임명권은 금융위원장이 쥔다. 임추위에서 사장 후보가 추천되면, 임시 주총 승인을 거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최종 임명하는 식이다.

후보자 3명에는 이달 초 한 차례 내정설에 휩싸인 이순호 연구위원이 포함됐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6년부터 금융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중이다. 작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총괄한 경제분야 '싱크탱크' 구성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들 가운데 유일한 내부 임원인 박철영 전무는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했다. 1991년 예탁결제원에 입사해 법무팀장, 전자증권팀장, 리스크관리부장, 경영전략부장, 경영지원본부장, 예탁결제본부장 등을 거쳤다. 2020년 5월부터 전무를 맡았다.도병원 전 대표는 2019년 1월 흥국자산운용 신임 대표로 취임해 작년 3월까지 3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0년 대한투자신탁운용(현 하나UBS자산운용)에서 주식 매니저로 근무하며 금융투자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삼성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과 사학연금 투자전략팀장을 거쳐 2015년 흥국자산운용에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합류했다.

한편 차기 사장 후보군에 포함된 이순호 연구위원이 대선 캠프 출신 내정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노동조합 측에선 재공모에 나서라는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노조는 이날 이순호 연구위원의 사장 내정 철회와 재공모를 요구하는 네장 분량의 건의문을 작성, 대통령실에 전달할 방침이다. 오는 15일부터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등과 함께 서울 여의도와 용산 등지에서 재공모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면접 전까지도 난항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노조 측은 이날 작성한 건의문에서 "은행법 연구전문가는 자본시장 관리가 주된 업무인 예탁원과 결이 맞지 않는다"며 "아직 후보 면접절차가 남은 만큼 현지까지 진행된 임추위 진행절차를 전부 중단시키고 처음부터 재공모해 행정경험 있고 결격사유가 없는 자본시장 전문가가 후임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