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매트리스' 너만 믿었는데…1년 만에 '-60%' 눈물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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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매트리스 강자’ 지누스
11개월 만에 주가 60% 하락
4분기 영업이익 7.2% 상승
일각 “최악의 시기는 지난 듯
미국 소비 둔화 이슈 지켜봐야”
여기 주식 투자 경력 16년6개월의 ‘개미(개인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어렸을 적 PC 게임을 저녁 늦게까지 즐기고 있는데 아버지가 해주신 말씀이 있다. “잠이 보약이다.” 무뚝뚝한 아버지의 짧지만 강력한 한 방이었다.인간에게 잠은 매우 중요하다. 잠이 부족하면 비만·당뇨·고혈압·우울증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 시장은 2011년 4800억원에서 2021년 약 3조원으로 급성장했다. 10년 새 6배 넘게 커진 셈이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로프쉐어는 글로벌 수면 보조 제품 시장이 2020년 751억달러(약 97조원)에서 2026년 1115억달러(약 144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면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건 우리가 편하게 누울 수 있는 매트리스다. 이 매트리스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코스피 상장사 지누스의 주가는 어떨까. 지누스의 17일 종가는 3만1950원이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2일 종가 3만4550원보다 7.53% 하락했다. 11개월 전과 비교하면 주가 하락률은 더 가파르다. 2022년 3월 22일 장중 고점인 8만732원과 비교해 60.42% 떨어졌다.이날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누스 창업주인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경영권 포함)를 7747억원에 인수하고 12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1주당 발행가액은 8만3800원이었다. 이날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도 대주주인 현대백화점그룹도 현재 60% 넘게 손실인 셈이다. 업계에선 이 기간 주가 하락 요인을 건설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리빙주들의 주식이 일제히 조정 받았고, 해외 운송 물류 및 공장 가동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반등 포인트는 있을까.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지누스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184억원(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 영업이익은 174억원(전년 동기 대비 7.2% 상승)을 기록했다”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고 당사 추정치(165억원)보다 5.5% 높았다”고 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원자재 및 운송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원가율 개선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역성장했는데, 미국 소비자의 구매 여력 둔화와 일부 고객사의 과잉재고 이슈에 따른 주문 감소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2023년 미국 매출 성장률을 기존 14.8%에서 12.5%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매출 회복 속도가 더딘 건 아쉽지만 샘스클럽, 웨이페어 등 신규 채널 확보와 경쟁사의 재정 악화를 고려할 때 미국 매출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목표주가를 6만원으로 유지했다. 18일 지누스 관계자는 “올해 현대백화점 입점 매장을 빠르게 늘려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별도의 프리미엄 라인업 개발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는 “작년 9월부터 현대백화점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 지누스관을 만들고, 현대백화점 신촌점·미아점·디큐브시티점 등 주요 점포에서 팝업 스토어를 순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겠단 의지를 보였다. 또 “현대백화점과 온·오프라인 마케팅 강화 및 유통망 확대를 통한 시너지를 추진하고 있고, 현대리바트·현대L&C 등과 상품 공동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했다.주주들을 위한 주가 부양책이 있냐는 질문엔 “작년 11월 주주가치 제고와 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식 1주당 0.1주의 무상증자를 진행했다”며 “매년 무상증자를 정례화해 주주 친화적인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누스는 일단 최악의 시기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미국 소비 둔화 등의 이슈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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