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위험하고 채권은 재미없다?"…요즘 뜨는 투자처

우선주·하이일드 ETF 담아볼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산배분 전략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식에 투자하기엔 경기 상황이 우려되고 채권은 기대 수익률이 낮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전문가들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지닌 ‘하이브리드’ 자산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미국 우선주와 하이일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면 매달 분배금을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6%대 분배율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미국 우선주·하이일드 채권 ETF의 분배율(배당수익률)은 연 5~6%대에 형성돼 있다. 연 3~4%대 은행 예금금리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ETF를 살 경우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장점도 있다.미국 우선주는 한국 우선주와 달리 채권 성격을 갖고 있다. 채권이 발행될 때 이표(쿠폰)가 정해져 있는 것처럼 고정배당 형식으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다. 신종자본증권처럼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해야 하는 은행들이 주로 발행한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미국 우선주는 주식보다는 채권의 대안으로 많이 고려된다”며 “채권보다 높은 변동성을 감수하면서 기대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우선주 ETF 가운데 운용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은 ‘아이셰어즈 프리퍼드&인컴 시큐리티즈 ETF’(티커명 PFF)다. 웰스파고, 씨티그룹, 넥스트에라에너지, 뱅크오브아메리카, 다나허 등 미국 우량 기업 우선주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연간 분배율은 5.5%에 달한다. 매달 분배금이 지급되는 월배당 상품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ETF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8.52% 상승했다.

○"저성장 시대 인컴자산 주목"

하이일드 채권 ETF도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회사채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들에 투자한다. 일반 채권 ETF보다 변동성은 크지만 기대수익률이 높다.

하이일드 채권은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기업 부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직접적 타격을 받는다. 반대로 시장 예상보다 경기침체 수준이 완만할 경우에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장 연구원은 “과거 침체기와 비교할 때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에너지 업종 비중이 높은 미국 하이일드 채권 특성상 심각한 침체가 나타나지 않는 한 자본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대표적인 미국 하이일드 채권 ETF로는 ‘SPDR 블룸버그 하이일드 채권 ETF’(JNK), ‘아이셰어즈 0-5년 하이일드 회사채 ETF’(SHYG) 등이 있다. 모두 월배당 ETF로 연간 분배율이 각각 5.9%, 5.4%에 달한다. SHYG는 JNK보다 평균 듀레이션(만기)이 짧아 금리 상승·하락에 따른 변동성이 낮다.

증권업계에서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우선주와 하이일드 채권 ETF를 눈여겨볼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낮추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과 채권 모두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장 연구원은 “지금처럼 시장금리가 완만하게 하락했던 2014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미국 우선주 수익률은 S&P500지수보다 15.1%포인트 높았다”며 “앞으로 다가올 고물가·저성장 시대에는 현금흐름이 꾸준히 창출되는 자산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