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유일"…뉴질랜드 청년이 한국서 콕 찍은 곳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여행 마니아' 31세 뉴질랜드 청년
부킹닷컴 한국 지사장 토드 레이시
"2주전 다녀온 강원 속초 판타스틱
서울 제주뿐 아닌 한국 매력 알릴 것"
2주전 속초를 다녀왔습니다. 하얀 눈이 쌓인 울산바위와 푸른 동해바다, 금빛 모래사장을 차로 30분내로 모두 즐길 수 있다니 판타스틱했죠. 이런 자연 환경을 갖춘 관광지는 전세계에서도 매우 드뭅니다. 한국에는 K팝 외에 매력적인 여행지가 정말 많아요. 올해는 서울과 제주 부산만 아는 글로벌 관광객들에게 한국만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릴 계획입니다.
속초아이가 보이는 속초해변. 연합뉴스
'여행 마니아'였던 30대 뉴질랜드 청년은 전세계에서 안가본 곳이 없다. 그러다 한국과 한옥의 매력에 빠졌다. 나무 향기와 함께 밤이면 뜨끈한 온돌에 몸을 누울수 있는 숙소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 가지고 있는 유산이다. 그는 지난해 7월 한국으로 부임해 지방 도시 여행을 자주 다녔다. 주말이면 강원도를 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자신과 같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을 더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한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의 매력을 알리는데 진심인 부킹닷컴 한국 지사장을 맡고 있는 토드 레이시(31)의 이야기다.
토드 레이시의 속초 여행 사진.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부킹닷컴 한국 지사장을 맡고 있는 토드 레이시(Todd Lacey·31세)입니다. 저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부킹닷컴 뉴질랜드와 호주 등을 거쳐 한국에서는 2022년 7월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Q. 부킹닷컴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주세요.
"부킹닷컴은 1996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으로, 2005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부킹홀딩스의 자회사에 합병됐죠. 합병 이후 2018년 2월 부킹홀딩스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우리의 미션은 모두가 세계를 쉽게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한국도 포함되어 있죠. 올해로 27살이 된 부킹닷컴은 전세계에서 한달에 1억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2010년 이후 누적 투숙객 수는 45억명에 달합니다. 글로벌 최대 온라인 여행사(OTA)로서 압도적인 입지를 구축했죠."

Q. 부킹닷컴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쉽게 부킹(예약)이 가능하고 쉬운 취소 정책이 강점입니다. 또다른 차별점은 선택의 다양성입니다. 이글루 숙소부터 5성급 호텔까지 다양하죠. 한국의 한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 비전은 여행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커넥티드 트립'을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한 숙박 예약 사이트가 아니라 △항공 △관광명소 △투어 액티비티 △렌터카 △택시예약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킹닷컴이 추천하는 한국 여행지 익선동.
Q. 한옥에 대한 관심이 크신 가요.
"한옥은 글로벌 트렌드와 딱 맞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현지 문화에 대한 체험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죠. 한옥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원하는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알맞습니다. 한옥만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어떤 이미지를 올려야하는 지에 대한 가이드도 있습니다."

Q. 한국에도 OTA 경쟁자들이 많습니다.
"한국의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 내수용 OTA들이 한국 시장에서 강한 이유는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한 결과입니다. 한국인에게 적합한 상품과 콘텐츠를 주력했죠. 부킹닷컴은 이러한 업체들과의 경쟁이 반갑습니다. 경쟁을 통해 산업도 성장하고 더 경쟁력 있는 상품도 나오죠."

Q. 그들이 앞다퉈 항공티켓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항공티켓 예약은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입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항공 예약이죠. 부킹닷컴을 처음 쓰는 이용자들도 항공티켓 예약을 통해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 고객들을 항공티켓 뿐 아니라 △숙박 △액티비티 △렌터카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커넥티드 비전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Q. 한국에 진출한지 11년이 됐습니다.
"11년전 한국에 처음 진출할 당시에는 호텔만 예약하는 사이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고 다양한 숙박 옵션을 제공하고 있죠. 올해 전략은 △서울 △제주 △부산 외에 한국 지방 도시에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지 다양한 최적 가격 상품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부킹닷컴이 추천하는 한국 여행지 전주 한옥마을.
Q. 한국에선 어떤 상품이 인기가 있었나요.
"최근 발표한 '트래블러 리뷰 어워즈'에 따르면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숙소 유형 3가지가 △호텔 △게스트하우스 △홀리데이 홈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계에서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게스트하우스가 톱3안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교외 지역에 펜션이 많은 한국만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한국인들이 코로나 이후 아시아 국가 여행이 막히자 한국 교외의 자연과 가까운곳으로 많이 여행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코로나가 여행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첫번째는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71%가 '향후 12개월간 지속가능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두번째는 낯선곳에서의 즐거움, 새롭고 낯선 것을 찾는 수요가 커졌습니다. 한국 소비자의 절반(49%)이 '완전히 새로운 문화충격을 원한다'고 답했죠. 이는 한국에 여행하기 원하는 외국인도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Q. 지속가능한 여행이란 어떤 것인가요.
"부킹닷컴은 지속가능성 실천 숙소 배지(Travel Sustainable Badge) 인증 시스템이 있습니다. 관련 여행 옵션을 32가지로 한눈에 보여주죠. 예를 들어 △재활용 쓰레기통 비치 △LED 전구 사용 △녹지공간 보유 △물사용 효율 높은 변기 설치 등을 등급화해 소비자들은 한눈에 숙소가 지속가능한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지 알 수 있죠."

Q. 코로나 기간 새롭게 추진한 사업이 있으신가요.
"위생과 안전조치 강화였습니다. 코로나 기간 나라마다 여행 상황이 제각각 달랐습니다. 지금도 그렇죠. 여행자에게 불확실성이 가장 컸던 시기였습니다. 한국인은 청결도를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죠. 안전한 여행지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부킹닷컴이 추천하는 한국 여행지 전주한옥마을의 한옥풍경.
Q. 글로벌 여행시장에서 한국은 어떤 매력이 있나요.
BTS와 블랙핑크로 대표되는 K팝과 △영화 △OTT 시리즈들이 글로벌으로 성공했죠. 글로벌 영향력도 상당히 커졌습니다. 한국에는 K팝 외에 매력적인 여행지가 많습니다. 서울 뿐 아니라 △제주 △부산 △강원 모두 다르죠. 팬데믹 기간 한국이 △보건 △안전 △치안 등 안전한 여행지로 인식 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Q. 한국 여행지중 가장 인상 깊은 곳이 있었나요.
"2주전 속초를 방문했었습니다. 굉장히 아름다웠죠. 눈이 쌓인 산과 푸른 바다와 모래사장 함께 있는 곳이었죠. 전세계에서도 이런 자연 환경을 갖춘 여행지는 드뭅니다. 사찰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외국인 해외 여행자에게는 절과 같은 명소 방문이 특별한 경험을 줄 것입니다."

Q. 왜 한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한국 관광시장은 매우 밝습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orld Travel & Tourism Council)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여행·관광부문 GDP는 2022년과 2032년 사이 연평균 4.8%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국가 전체 경제 성장률(1.8%)을 압도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관광 부분이 한국의 GDP에 차지하는 기여도는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고작 4.7% 낮은 8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여행·관광 시장이 회복중인 것을 볼 수 있죠. 억눌린 수요가 폭발시 국내외 여행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Q. 비싸진 항공 티켓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해외 여행을 어렵게 하는 장벽입니다.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항공편이 예전만큼 회복을 못하고 있습니다. 공급이 부족한 탓이죠. 정상화까지 몇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글로벌 OTA 경쟁이 치열합니다.
"부킹닷컴의 강점은 사용자 경험입니다. 부킹이 매우 쉽죠. 몇번의 클릭 만으로 예약이 되니깐요. 이제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부킹닷컴이 추천하는 한국 여행지 익선동.
Q. 한국의 OTA업체들도 '슈퍼 여행앱'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결국 다양한 여행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킹닷컴은 각각의 개별 상품의 정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행 중 한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술로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만들고 있죠. 예를들어 제주도에 휴가를 떠났는데, 비행기가 2시간 지연됐다면 택시 픽업 시간을 늦춰주고, 체크인도 미뤄주고, 레스토랑도 자동으로 취소 되고 대신 다른 옵션을 선택할 수록 제안하는 것입니다."

Q. 30여년간 온라인 여행 시장이 급성장 했습니다.
"여행산업은 경기 사이클에 크게 영향 받지 않습니다. 가장 빨리 회복하는 산업중 하나죠. 글로벌 여행 산업에 대한 전망은 매우 좋습니다. 기술적으로는 AI 활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맞춤으로 여행 상품을 골라주고, 문제를 해결해주고 24시간 질문 응답도 할 수 있죠. 미래에는 지속 가능한 여행과 과잉 관광에 대한 우려를 해소 시키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Q. 한국 관광 스타트업이 앞다퉈 중동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UAE는 유럽과 한국을 잇는 관문 국가입니다. 아시아 뿐 아니라 오세아니아와 연결도 쉬운 여행지죠. 두바이는 과거 2020 엑스포를 통해 관광과 매력을 전세계 관객들에게 보여줬습니다. 2030 엑스포를 준비하는 부산도 이점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의 국내외 여행 산업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전망입니다.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손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부킹닷컴의 미션이죠. 안전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고 고객이 선택하게 하는게 목표입니다. 한국에서 앞으로도 다양한 숙박 상품을 최적의 가격에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 소비자를 넘어 해외 여행객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우리가 몰랐던 레저 스타트업들의 뒷 이야기들을 다룬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은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