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치솟자…광명 재건축 조합원 "중도금 이자 직접 낼 것"

중도금 금리 2%서 6%로 껑충
11구역 조합, 금융비용 한계상황
조합 대납→조합원 납부 변경

사업성 악화 막기 위한 자구책
고금리와 건설 원자재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사업 방식 바꾸기에 나섰다. 특히 경기도 광명에서는 조합원들이 조합이 대납했던 대출이자를 직접 내겠다고 나섰다. 청약 미달에 공사비 인상 리스크가 겹친 데 따른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 광명동 ‘광명 11R구역’(사진)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중도금 유이자 변경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조합이 부담하기로 했던 조합원의 중도금 대출 이자를 조합원이 내도록 바꾸겠다는 것이다.조합이 대출이자 대납을 포기한 것은 최근 급격히 오른 시중은행 대출금리 때문이다. 조합이 애초 대납을 계획했을 때는 금리가 2% 수준이었는데,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중도금 대출 이자가 6%대까지 치솟은 것이다.

조합은 앞서 이주비 대출 이자가 급격히 오른 탓에 조합의 금융비용 부담이 한계 상황까지 달했다는 반응이다. 광명 11R구역은 앞서 이주비 대출 과정에서도 은행이 가산금리를 0.8%포인트 인상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조합 부담이 늘었다.

조합은 중도금 대출 이자를 직접 부담하면 사업비가 25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이미 이주비 금리 상승으로 금융비용이 600억원 넘게 증가한 상태”며 “금융비용이 늘어난 데 따라 세금도 늘어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조합원들은 재개발 사업성 악화를 막기 위해 직접 대출 이자를 내겠다는 반응이다. 조합의 사업비가 증가하면 향후 분담금 산정 과정에서 조합원의 권리가액은 낮아진다. 이미 조합원 분담금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중에 목돈을 마련하는 게 더 힘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광명뉴타운 내 다른 사업장이 사업비 인상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역시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인근 광명 2R구역은 지난달 조합원들에게 1차 추가 분담금을 통보했다. 공사비 증액과 일반분양 일정 지연에 따른 조치로, 조합원당 평균 3000만원이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에서 ‘철산 자이 더 헤리티지’가 기대보다 낮은 경쟁률과 계약률을 기록하며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고 있는 점 역시 불안 요소라는 평가다. 한 조합원은 “일반분양이 완판되지 않으면 결국 추가 분담금으로 이어진다”며 “주변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조합원들이 최대한 분담금이 적게 나오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