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늘어난 후불결제, 연체율 급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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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신용 리스크 관리네이버 카카오 토스의 후불결제(BNPL) 서비스 이용액이 반 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세 배 급등한 탓에 이미 2금융권 연체가 있는 저신용 차주들이 2금융권의 부실채권 관리가 엄격해지자 후불결제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NPL은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중저신용 신파일러들(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람)도 대안 신용정보를 활용해 미리 돈을 빌려 물건을 사고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네·카·토' 후불결제 이용잔액
작년 6월 167억→12월 406억
연체율, 카드사보다 높아 경고등
2금융 막히니 BNPL 쓴다
14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토스 후불결제 잔액은 작년 6월 말 167억원에서 12월 말 406억원으로 2.5배로 늘었다. 가입자 수는 3사를 합해 222만475명에 달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21년 4월, 토스는 11월 후불결제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는 교통카드에 한해 후불결제 서비스를 열어뒀다.최근 들어 후불결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토스의 연체율은 지난해 8월 말 1.15%에서 4개월 만에 3.48%로 뛰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1.48%에서 2.14%로 상승했다. 토스의 연체율은 카드사(0.84%)보다 높고 저축은행(3.0%, 작년 9월 말 기준)과 비슷한 수준이다.
BNPL은 상환 능력이 있는데도 신용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는 신파일러를 발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구매이력이나 통신정보 등 비금융정보를 통해 신용을 재평가해 중저신용자에게도 금융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은 많지만 소득이 없는 주부나 대학생, 소득이 불규칙한 프리랜서 등이 BNPL의 수혜자다.문제는 다른 금융권의 연체정보가 후불결제사로 공유되지 않고, 후불결제사의 연체정보도 다른 금융회사에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4월 네이버파이낸셜, 11월 토스의 후불결제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연체정보를 공유하지 않도록 했다. 신파일러에게도 금융 혜택을 누릴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금융위의 조치가 최근 2금융권 연체가 늘어난 저신용차주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론 연체가 쌓인 건 차주에게 소득과 현금이 없다는 뜻”이라며 “이에 사각지대에 있는 후불결제를 이용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연체율 마사지 안 해” 반론
토스는 아직 부실채권을 상각한 적이 없다는 점도 연체율이 급등한 배경으로 꼽힌다. 카드사나 저축은행은 통상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을 매각하거나 부실처리해 연체율을 낮게 관리한다. 반면 토스는 그간 쌓인 연체 채권이 많아 연체율이 높아 보이는 ‘착시효과’가 생겼다는 설명이다.하지만 연체 채권이 쌓이면 결국 언젠가는 ‘시한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부실이 쌓이면 자금 조달 압박으로도 이어진다. 가령 미국 후불결제사인 어펌은 후불결제 채권을 묶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작년 6월 말 기준 연체율이 3.6%로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오르자 어펌의 ABS 발행금리가 연 4.61%로 3.3%포인트 뛰었다.신경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카드사는 대손충당금 등의 강한 규제를 받지만 후불결제의 규제는 없는 상태”라며 “BNPL의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합리적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